실적은 반토막, 현금은 ‘쑥쑥’...대우건설 매직의 비밀

입력 2019-05-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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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매입잔금 차입으로 현금성자산 5천억↑…“과도한 차입의존 매각 걸림돌” 우려도

(연합뉴스 )
대우건설의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현금성 자산이 1분기 만에 5000억 원 이상 증가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조20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7058억 원보다 5030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이는 2018년 한 해 동안의 증가액인 약 1888억 원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대우건설은 분양사업지의 토지매입잔금을 처리하기 위해 현금차입금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지는 2월에 분양한 검단신도시의 ‘검단 센트럴 푸르지오’, 내달 분양을 계획 중인 운정신도시 ‘운정신도시 파크 푸르지오’다.

1분기 차입금을 보면 작년 2조1469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조8892억 원으로 7423억 원 가량 늘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자비용 절감 및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분양 직전에 대금을 지급하고자 1분기에 차입금이 늘었고 이 중에 현금으로 돈을 빌린 것이 현금성 자산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우건설의 차입금, 특히 단기 차입금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대우건설이 1년 내에 갚아야할 단기차입금은 1조 원이 넘는다. 또 차입금 의존도는 20%를 넘고 있다. 주요 건설사 대부분의 차입금 의존도가 10%를 넘지 않는 한 자릿수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빚에 기댄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높은 채무로 인해 산업은행의 대우건설의 새 주인 찾기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대우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985억 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5.9%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3.4% 감소한 2조309억 원, 당기순이익은 55.7% 감소한 494억 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대우건설은 매출이 감소한 이유를 2016년 회계감사 거절을 받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외부감사인 안진회계법인 “공사수익, 미청구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계정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해 충분한 증거를 받지 못했다”며 감사의견을 거절한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회계감사 거절 여파로 당시 몇 달간 수주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수주 매출을 거두려면 최소 2년의 세월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시기 수주 공백이 이번 1분기 실적 둔화로 나타난 셈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출 비중이 높은 주택건축사업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돼 1분기 전체매출은 시장 컨센서스(fn가이드 기준)2조96억 원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으며 연간 매출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2132억 원으로 양호한 수준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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