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상장연기 속 부채와 자본 차액 1조 돌파

입력 2019-04-01 19:00수정 2019-04-0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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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부채와 자본총액 간 차액이 2014년 이후 4년 만에 1조 원을 돌파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지분 일부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대오일뱅크의 가치 평가에 따라 지주의 재무 환경은 물론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부채는 6조6207억45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2.61% 증가했다. 자본총액은 5조1240억6100만 원으로 역시 전년 대비 늘었지만, 증가폭(1.23%)은 크지 않았다. 그 결과 부채는 자본총액보다 1조4966억8400만 원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채와 자본총액이 1조 원 이상 벌어진 것은 2014년 1조9812억3200만 원 이후 처음으로, 2016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에 2016년과 2017년 각각 112.13%, 116.15%를 기록했던 부채비율 역시 지난해 129.21%로 증가폭이 커졌고, 차입금은 3조4297억8337만 원으로 전년 대비 19.28% 늘었다. 다만 2014년 40%를 웃돌던 차입금 의존도는 최근엔 줄곧 20%를 유지하며 지난해 역시 29.2%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1일 “현 부채비율 수준은 업계 특성상 높은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지주가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등을 이유로 무기한 연기됐다. 이후 올 1월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에 프리 IPO 방식으로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최대 19.9%)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이 성사되면 규모는 약 1조8000억 원으로,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지주의 재무 부담이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기업평가가 지난주 현대중공업지주의 무보증사채 등급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 과정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게 하향의 이유다. 현재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13%를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 조정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의 재무 부담이 조금씩 늘어나는 가운데 아람코와 협상 중인 지분 매각 성사 여부가 지주 재무 개선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매각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IPO와 마찬가지로 현대중공업지주의 자체 재무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분 매각이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기 위해선 유입된 현금의 사용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 시점까지 아람코와의 본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으로, 매각 일정 및 아람코와의 계약조건 역시 점검 대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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