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가맹점 '갑질' 해봤자 ‘벌금 1000만원’…금융당국, 엄포 ‘약발 미지수’

입력 2019-03-19 18:02수정 2019-03-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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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법상 '압박카드' 많지 않아…금융위 "형사고발도 염두" 초강수

금융당국이 카드사와 수수료율 협상 중인 대형가맹점에 칼을 겨눴다. 최근 종료된 현대자동차와 수수료 협상 결과에 대해선 판단을 유보했다. 다만 전반적인 수수료 협상 결과 점검 시기는 가급적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올해 실태 점검이 어느 때보다 고강도가 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형가맹점이 받을 수 있는 처벌 수위는 현행법상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이 전부다. 이마저도 과거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수수료 분쟁 당시 적용된 사례가 없어서 실제로 금융당국이 대형가맹점을 압박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뒤따른다.

금융위원회는 19일 대형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대형가맹점의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카드사가 대형가맹점과 협상에서 불리한 상황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대형가맹점에 견제구를 던진 셈이다.

금융위는 대형가맹점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금지행위를 하면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 원’ 처벌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은 질의응답에서 ‘이는 형사 고발 사항인데 형사고발도 염두에 둘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관련 브리핑에서 “개입은 어렵다”며 한발 물러선 입장에서 180도 바뀐 모습이었다.

문제는 해당 규정인 여신전문금융업법 18조3항의 실제 처벌 사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2014년 현대차는 카드사에 할부금융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며 계약 해지를 무기로 카드사를 압박했다. 당시 카드사는 여신법을 근거로 협상을 벌였지만 실패했고, 현대차는 처벌받지 않았다. 또 처벌 규정도 ‘최대 벌금 1000만 원’으로 설정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해당 규정으로) 처벌받은 사례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번에 금융당국이 해당 법을 실제로 적용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윤 국장은 “(최대 벌금) 1000만 원이 적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선 필요하면 법 개정을 통해 상향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다”며 “다른 법에선 인허가나 여러 자격 요건을 정하는 법률사항이 많은데 벌금은 자격요건의 결격사유로 작용한다”고 말해 연계 처벌도 가능함을 시사했다.

또 윤 국장은 대형가맹점의 행정소송 가능성에 “앞으로 실태점검 등을 통해 법 위반 소지가 있으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며 “(대형가맹점도) 법적 소송과 이의제기를 할 수 있으므로 이는 대응하고 필요하면 보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법 조항에 명시된 ‘부당하게 낮은 수수료율의 요구’의 구체적인 해석도 내놨다. 윤 국장은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도 법상으로 포함된다”고 말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18조3항에는 대형가맹점이 ‘신용카드업자에게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할 것을 요구하는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명시했다. 그간 이 법 조항의 적용 범위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했다.

한편 카드노조는 21일 금융위 앞에서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 처벌 규정 강화 철야농성을 진행할 예정이다. 카드노조 관계자는 “금융위가 대형가맹점 처벌을 언급한 만큼 관련 사항을 포함한 모든 요구사항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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