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들, 블록체인·암호화폐 '열공'… 왜?

입력 2019-03-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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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임원 A 씨는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A부터 Z까지 공부 중이다. 몇 년 전 가상화폐 열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뒤늦게 블록체인 학습 삼매경에 빠졌다.

이달 초 출시된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지갑 기능이 탑재되면서 관련 기술을 알아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게 이유다.

A씨는 “주변에서 갤럭시S10에 탑재된 블록체인 지갑이 대체 뭐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임원들 사이에 최근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 시리즈 10주년 기념 제품인 갤럭시S10에 블록체인 지갑을 탑재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관련 지식 습득에 나서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가 있는 IM부문 임원은 물론이고, 반도체와 가전 사업부 임원들도 블록체인 배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부서는 블록체인 관련 사내 전문 인력을 초청해 따로 교육시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로도 불리는 암호화폐는 2017년 하반기 비트코인 열풍이 불며 본격적으로 국내에 알려졌다. 지난해 가격이 급등락하며 사행성 조장 등의 이유로 정부에서 암호화폐 규제에 적극 나서고,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관심은 시들해졌다.

관가에서는 비트코인 투자금지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국내 시장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 주목 받고 있다. 스마트폰 세계 1위 삼성전자가 관련 기능을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하면서부터다.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분산형 기술 용어다.

▲갤럭시S10의 블록체인 앱을 실행한 모습.(송영록 기자 syr@)
삼성 블록체인 월렛은 이더리움, ERC20 토큰 등을 관리하는 암호화폐 계좌 관리 서비스와 암호화폐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갤럭시 S10 사용자는 블록체인 게임이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결제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 별도 하드웨어가 없어도 바로 본인확인 뒤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성 블록체인 월렛에는 현재 코인덕과 엔진 지갑, 크립토키티, 코스미가 제휴 앱으로 등록됐다.

삼성전자의 암호화폐 결제 지원은 오프라인 영역에서 확장이 힘들었던 결제 분야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페이와 결합할 경우, 그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블록체인 기능을 탑재한다면 블록체인 대중화를 획기적으로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을 기존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삼성 내부 앱 스토어인 ‘갤럭시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갤럭시 단말기로 ‘삼성 블록체인 월렛’ 앱을 내려받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이런 행보가 암호화폐 활성화를 담보하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금융당국은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분명히하고 있다. 해외 송금 제재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 '갤럭시 S10' (사진제공=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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