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와 애플, 손잡은 까닭은?

입력 2019-01-07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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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6일(현지 시간) 애플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스마트 TV에 아이튠즈 무비 & TV쇼(iTunes Movies & TV Shows, 이하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AirPlay 2)를 동시 탑재한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스마트폰 업계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와 애플이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애플에 공급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협력을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최근 정체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TV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윈윈’ 전략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는 6일(현지시간) CES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플과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상반기 출시된 제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포함해 새롭게 출시될 삼성 스마트 TV를 보유한 전 세계 사용자들은 올 상반기부터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 기능을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 TV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된다.

특히 폐쇄적인 정책을 쓰는 애플이 타사 기기에 아이튠즈를 탑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허 전쟁을 벌이며 대표적인 IT업계 앙숙으로 대변되던 두 업체가 이례적인 협력에 나선 것은 급변하는 IT 업계 시장 변화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과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양사 모두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역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애플은 지난해 2억960만 대를 판매해, 한 해 전 2억1580만 대보다 감소했다. 반면 추격자 화웨이는 지난해에 2억70만대를 팔아, 처음으로 2억 대 고지를 넘어섰다.

특히 애플은 올 1분기 실적 악화 전망으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해 10~12월 매출 추정치를 종전보다 최고 9% 줄어든 840억 달러(약 94조4160억 원)로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해 8월 1조 달러를 돌파했던 시가총액도 7000억 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애플은 위기 돌파를 위한 구원투수로 삼성전자 TV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13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제조사로, 매년 4000만대 이상의 TV를 전 세계 곳곳에 판매하고 있다.

애플 수익성의 한축인 아이튠즈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 TV를 돌파구로 삼은 셈이다.

애플의 에디 큐 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총괄 부사장은 “전세계 삼성 스마트 TV 사용자에게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협력은 얻는 게 많다. 최근 프리미엄 TV 시장이 정체되고 있는데다, 올레드 TV를 앞세운 LG전자의 추격이 거세다.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 역시 만만치 않다.

북미 등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고정팬을 확보한 애플 서비스를 집어 넣어 스마트TV 판매를 늘리겠다는 심산이다.

이원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OS나 제품의 차이를 넘어서는 개방형 파트너십을 추진해 왔다”며“이번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은 그 일례로, 삼성 TV와 iOS 기기 사용자들이 한층 풍부하고 편리한 경험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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