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사용자 데이터 악용…파트너에는 혜택·경쟁사는 견제

입력 2018-12-06 13:08수정 2018-12-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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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어비앤비 등은 ‘화이트리스트’…트위터는 ‘블랙리스트’ 올라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사용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악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 의회가 이날 공표한 약 250페이지에 달하는 페이스북의 사내 이메일과 내부 문서에서 부정행위와 관련된 내용이 드러났다.

앞서 지난 3월 페이스북 사용자 8700만 명의 정보가 영국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애널리티카(CA)에 유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영국 하원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가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이용 행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자료 공표는 조사 절차의 일환이다.

하원이 공개한 문서들은 대략적으로 2012~2015년 페이스북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었을 당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다른 임원들이 자사가 수집한 막대한 정보로부터 수익을 얻으려는 시도와 경쟁사를 질식시키려는 전략 등을 담고 있다.

하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의 금전적 가치를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을 자료가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2012년 10월 7일 한 이메일에서 “플랫폼 사업모델을 주말에 깊이 생각해봤다”며 “개발자가 다른 형태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면 플랫폼 제공에 따른 요금을 많이 받아도 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페이스북이 에어비앤비와 리프트, 넷플릭스 등 일부 기업과는 특별한 ‘화이트 리스트’ 계약을 맺었다고 꼬집었다. 페이스북은 이들 파트너사에는 사용자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반면 파트너가 아닌 기업은 페이스북의 정책 변경에 따라 정보를 받는 것이 제한됐다.

더 나아가 페이스북은 자사에 위협적일 것으로 간주한 기업에는 사용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불공정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가 2013년 동영상 앱 바인(Vine)을 출시하자 페이스북은 ‘친구’ 데이터에 대한 트위터의 접근을 차단했다. 당시 페이스북 중역인 저스틴 오소프스키는 이메일에서 “이의 제기가 없다면 친구 데이터에 대한 접근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자 저커버그는 “그래, 가자”고 답했다.

저커버그는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의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2년 10월 페이스북 임원이던 샘 레신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데이터 유출이 전략적으로 매우 위험하다는 당신의 관점에 회의적”이라며 “설령 개발자들에게 정부가 누출될 수 있어도 이렇게 유출된 데이터가 실제로 문제가 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런 안이한 인식에 CA 스캔들이 터지면서 페이스북은 올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페이스북은 올들어 지금까지 주가가 약 22% 하락했다.

또 보고서는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자신의 정보가 어떻게 수집되는지 이해하는 것을 최대한 어렵게 하도록 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고객 데이터를 외부에 절대 판매하지 않는다”며 “전체적인 맥락이 없이 일부 내용만이 공개되면서 오해의 소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영국 하원이 입수한 페이스북 문서는 원래 지난 2015년 앱 개발업체 ‘식스4스리(Six4Three)’가 미국에서 제기한 소송에서 확보한 것이다. 당시 이 업체는 페이스북이 데이터 이용에서 일부 기업에 특혜를 제공해 경쟁을 저해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자료 대부분은 비공개로 해야 한다는 페이스북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국 하원은 조사권을 행사, 문제의 자료들을 압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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