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순환농업을 가다 ① 논산계룡축협] 가축분뇨, 악취 주범에서 농촌 살리는 주역으로

입력 2018-10-30 18:33수정 2018-12-0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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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퇴비화 시설 첫 가동... 전기 생산으로 年 3.6억 수익

▲충남 논산시 채운면에 있는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전경. 자연순환농업이 아직 국내에 익숙하지 않았던 1994년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 가동을 시작으로 1997년 국내 처음으로 액비화에 성공했고 201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이를 통합한 자연순환농업센터, 2016년에는 환경부의 지원으로 바이오가스 시설까지 완공해 자연순환농업에서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사진제공 논산계룡축협
돼지, 한우농가의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농촌의 골칫거리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축사악취 민원은 1500여 건에 달한다.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축사육제한거리 지정과 축사 신축 제한 등을 통해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결국 서로 윈윈하기는커녕 제로섬 게임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들어 가축분뇨를 퇴비나 액비로 가공해 악취를 해결하고 한발 더 나아가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전기를 생산하는 자연순환농업이 관심을 끌면서 ‘윈윈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기자가 찾은 충남 논산계룡축협은 자연순환농업을 선도한 곳이다. 자연순환농업이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94년 일찌감치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 가동에 들어갔고, 1997년엔 액비화에 성공했다. 국내 최초였다. 2010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원을 받아 이를 통합한 자연순환농업센터를 준공했다. 2011년에는 음식물 쓰레기(논산시 전량)까지 처리하고 있다. 2016년에는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바이오가스 시설까지 갖춰 자연순환농업에서 국내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 등 해외에서까지 견학을 오는 명소가 됐다.

자연순환농업센터는 하루에 가축분뇨, 음식물, 농축산부산물 등 150톤을 처리할 수 있다. 또 하루 8000~1만㎥의 바이오가스 생산을 통해 1만4400㎾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에 ㎾당 80원에 판매해 연간 3억6000만 원의 수익을 낸다. 퇴비는 하루에 32톤, 액비는 12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이렇게 생산한 퇴비와 액비는 논산시 전역의 논에 뿌려진다. 퇴비는 1㏊당 2000원을 받는다. 액비는 무상으로 뿌려주는데 농식품부가 액비살포비로 1㏊당 30만 원을 지원해준다. 논에 뿌려진 퇴비와 액비는 질소가 낮고 유기물이 많이 함유돼 있어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논산계룡축협은 전국에서 견학오는 농민들을 위한 교육도 실시한다. 이날도 충북 괴산군에서 견학온 지자체·농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다는 김완주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소장은 “가축분뇨는 계속 나오는데 화학비료는 다 수입만 한다”며 “가축분뇨로 퇴비와 액비를 만드는 사업은 100% 자연순환이 되는 우리 농촌에 정말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자연순환농업센터는 한발 더 나아가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농촌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가축분뇨로 퇴비와 액비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폐열로 주변 지역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감소한 온실가스도 배출권 거래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올해 논산시가 그린시티상을 받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김 소장은 “홍성 등 5개 축협에서도 자연순환농업센터를 만들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며 “대규모 부지와 태양광 패널 등 폐기물이 나오는 재생에너지보다는 가축분뇨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사업이 축산농가, 농민, 지역주민 등 농촌을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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