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105층 신사옥, 연내 착공 사실상 무산

입력 2018-09-2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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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 앞둔 마지막 관문 '수도권정비위' 연기…부지 인수 후 4년째 답보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105층 신사옥 GBC의 조감도 모습. (조감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추진해온 105층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연내 인허가가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시 부동산 안정화에 집중하고 있는 정부가 심의 시기를 저울질 중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26일 국토부와 관련업계,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건립을 추진 중인 GBC 연내 인허가는 사실상 무산됐다.

현대차는 2014년 한국전력 부지를 10조5500억 원에 매입하고 이 곳에 높이 569m, 지상 105층의 신사옥 건축을 추진해 왔다. GBC는 105층 타워 1개 동과 35층짜리 숙박·업무시설 1개 동, 6∼9층짜리 전시·컨벤션·공연장용 건물 3개 동 등 총 5개 건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4일 국토부에 현대차그룹 GBC 건립계획안을 수도권정비위원회(수권위)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애초 9월 넷째 주 개최가 예상됐던 수권위가 추석 연휴로 인해 미뤄지면서 10월 또는 11월에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정비위는 GBC 건립을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관문이다. 이 심의를 통과하면 건축 계획이 법ㆍ제도를 준수했는지 점검하는 서울시의 건축 허가가 추진되고, 지하 구조물의 안전에 대해 점검하는 구조ㆍ굴토위원회 심의를 거치게 된다. 심의를 모두 통과하면 본격적인 착공에 나서게 되는데 통상 2~3개월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GBC 연내 착공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 인허가 절차를 마치고 착공에 들어가 2022년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미 연내 인허가 완료는 어려워졌다. 착공 시기도 아무리 빨라야 내년 상반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권위는 GBC 건립 안건을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7월에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잇따라 보류 판정을 받았다. 이와 함께 인구 유입 저감 대책과 실효성 확보 방안 등을 보완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나아가 서울시 부동산 안정화를 추진 중인 정부가 조심스럽게 심의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집값 안정을 위한 9·13 부동산 대책에 이어 3기 신도시 조성책까지 내놓은 마당에 현대차그룹 GBC 착공이 자칫 해당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부지 인근의 5층 규모의 빌딩이 159억 원에 매매되면서 이러한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3.3㎡(1평)당 1억2800억 원을 넘는 매매가가 형성되면서 인근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GBC가 건립되면 인근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지역 빌딩들의 평당 거래가 역시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4년째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기회비용 손실만 연간 15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며 "국토부 인허가가 끝나면 성남공항 이착륙 안전성 여부에 따라 국방부와 협의도 남아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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