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두달 만에 ‘인적청산’ 시동…칼 빼든 김병준 비대위

입력 2018-09-2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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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협위원장 전원 사퇴 처리…김병준 “선당후사 정신으로 이해해 달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워장(사진=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취임 두 달 만에 당내 인적청산 작업을 본격화했다.

한국당 비대위는 20일 회의에서 당협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전원을 다음 달 1일부로 전원 사퇴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지역위원장으로도 불리는 당협위원장은 지방선거나 총선 때는 공천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핵심적인 자리다. 당 대표 선거나 경선 등에서 선거권을 갖는 대의원을 지명할 수 있다. 관례적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이 겸하며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원외인사가 맡기도 한다. 이 때문에 통상 신임 지도부는 당내 세력을 교체할 때 주로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를 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취임 초부터 당협위원장 교체를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여러 경로를 통해 “애초에 공천권과 관련해 어떤 권한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지만 당 대표로서 당협위원장에 대한 교체 권한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애초 6·13 지방선거 참패 이후 출범한 비대위를 두고 당 안팎의 관심사는 ‘인적청산’ 여부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취임 이후 약 두 달 동안 “새 가치를 정립하는 작업이 먼저”라며 인적청산 작업을 미뤄 왔다. 당 안팎에서는 쇄신 작업이 더디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당협위원장 물갈이에 나선 것은 그간 강조했던 가치정립 작업이 어느 정도 끝났다는 판단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홍준표 전 대표의 귀국이 임박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 안팎에선 홍 전 대표가 내년 초 치러질 예정인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에 재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당은 추석 연휴 이후 각 당협에 대한 심사·조사를 맡을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을 서두르고 올해 안으로 지역조직 재정비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강특위를 거쳐 기존 당협위원장이 다시 임명될 수도 있고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수도 있다. 애초 한국당은 당무감사를 실시할 계획이었지만 당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더 빠른 길’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대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당 일각의 반발도 감지된다. 이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내부의 반발이 당연히 없을 수 없겠지만, 당이 비상사태라는 것은 모두 인정할 것”이라며 “(기존 당협위원장들이) 선당후사의 정신에서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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