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의 350년 가족 경영 비결은 '우수한 지배구조'

입력 2018-06-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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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 영 한국머크 대표이사가 350주년 머크창립 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있다. (사진제공=한국머크)
"머크가 350년 동안 성공적으로 기업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은 장기적 시각이자 관점입니다. 머크 가문의 재산은 이 회사에 묶여 있고, 회사를 통해 가져가는 배당금도 상당히 적습니다. 많은 금액이 회사에 재투자될 수 있도록 합니다."

글렌 영 한국머크 신임 대표는 26일 서울 코트야드 메리어트 남대문에서 창립 350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족기업의 필수불가결은 우수한 지배구조라고 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가족기업이지만 핵심 가치를 가족이 아닌 기업의 이해관계에 두고 운영하는 지배구조가 350년을 이어온 비결이라는 설명이다.

머크는 지난 1668년 설립된 가장 오래된 의약· 화학 ·디스플레이 기업이다. 전세계 67개국에 4만 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이 회사는 13대째 가족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머크 가문은 지난 1995년 투자확대를 위해 지분의 30%를 상장한 후 나머지 70%의 지분을 모두 가족들이 소유하고 있다. 머크는 130명에 달하는 가족이 '가족위원회(Family Board)'라는 기구를 두고, 사업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가족위원회는 머크가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출 있게 된 비결로 꼽힌다. 기업이 투자하고 성과를 거두려면 장기적 관점의 경영전략이 필요한데 대를 이어온 가족문화가 장점으로 작용 한다는 얘기다.

독특한 독일의 세금관련 제도도 머크가 가족기업을 유지할 수 있는 하나의 이유다. 독일은 고용 수준을 10년 간 유지하는 등 기준에 충족한 회사에 한해 상속세를 받지 않는다.

글렌 영 대표는 최근 머크가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관련 국가의 규제도 준수하면서 건전경영이 가능해지도록 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 대표는 "머크는 최근 10년 사이에 다양한 국가의 회사를 인수했다"며 "인수한 회사가 속한 국가의 지배구조 관련 규제 등도 함께 녹여 융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떤 나라에서는 강력한 규제를 갖고 있기도 했지만, 머크 가문과 주주들이 항상 이 회사가 건전경영 가능해지도록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또 머크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오랫동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해 왔다. 본사와 지사 직원들은 각종 기부 행사나 현지 파트너와의 협업, 보건, 교육, 문화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문화적 경계를 초월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국의 문학 지원 활동인 머크 소셜 번역 프로젝트(Merck Social Translating Project)는 독일과 아시아 국가간의 교류를 장려하고 촉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머크 350주년과 주한독일문화원 50주년을 맞아 발족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엄선된 독일문학을 아시아 10개국에서 번역하는 현지 번역가들의 다국적 네트워크를 지원하기위해 e플랫폼 제작과 번역 활동을 후원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된 책이 최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소개됐다.

한편, 영 대표는 “1668년부터 지금까지 과학적 성과를 돌이켜 볼 때 350년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긴 기간"이라며 "머크는 글로벌 사업 환경 변화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앞으로의 과학 발전을 위한 기회에도 많은 호기심을 갖고 있다"며 350년의 의미를 강조했다.

머크의 혁신 노력은 추가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상당폭 증가한 데서 확인 할 수 있다. 머크는 지난 10년간 굵직한 인수 합병을 통해 화학∙의약 기업에서 오늘날 산업과 기술을 주도하는 과학기술 기업으로 변모했다. 이를 위해 조직과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고 합병 시너지와 전문성 극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또 머크의 3대 전략 분야 (헬스케어, 생명과학, 기능성 소재)를 중심으로 디지털화와 연계된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업무 효율성과 역량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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