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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한숨 짓는 중공업계
입력 2018-06-18 09:46

조선·기계 등 국가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중공업(重工業)계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준비에 한창이다.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업계는 “주 52시간 일할 만한 일감이 없어 다행”이라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일각에서는 ‘직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으로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는 다음달부터 퇴근 시간이 지나면 PC가 강제 종료된다. 연장 근로가 필요할 경우 근로시간 관리시스템을 통해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만성적인 일감부족 현상을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돼도 당장의 큰 영향은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구조조정 및 자구안 이행 관련해서 사실상 주 52시간 이내 근무 중”이라며 “현재로선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관련)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휴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다.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삼성중공업도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이 회사는 일부 생산현장 인력의 경우 직무 수행에 있어 필연적으로 연장 근무가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현장 생산직보다 사무직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휴 인력이 있는 생산직의 경우, 예컨대 조선업의 경우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1일 3교대’ 시스템을 도입하면 개인 근로자는 8시간씩 나눠 근무하면 된다. 야근 및 특근 수당 감소로 인한 반발이 예상되지만, 개인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지 않으면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도 않는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사무직(지원부서)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 업계 전반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생산 현장과 다르게 업무량 자체가 줄어들진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기획·설계 등 특정 직무의 경우, 납기일 단축 등을 위해 사실상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2명이 할 일을 1명이 하는 상황이었다”며 “야근을 통해 업무량을 채우던 상황에서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다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근로시간 단축이 조직 효율성 제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그간 (업무 시간에) 공치는 경우도 많았다”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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