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본시장 홀대론’ 불식하려면

입력 2018-05-1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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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은 자본시장부 기자

“그분은 50대에 IMF를 겪은 분이시잖아요. 지금 시장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10대와 20대 때 IMF를 겪었어요. 당연히 시장을 보는 시각이 서로 다르겠죠.”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가 최근 취임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에 대해 한 말이다.

이달 초 취임한 윤 원장에 대한 금융업계 시선은 그야말로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이 범위를 금융투자업계로 더 좁혀 보면, 기대보다는 우려와 걱정이 더 앞선 것을 느낄 수 있다. 금융권 적폐 청산에 지나치게 치우칠 경우, 자칫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성장판이 닫힐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윤 원장은 그간 자본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견지해 왔다. 윤 원장의 등판에 또다시 ‘금융 홀대론’, ‘자본시장 홀대론’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거 그는 한 언론매체 기고를 통해 “증권사의 투자은행(IB) 기능 활성화가 자본시장 발전에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혁신위원장 시절이었던 지난해에는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에서 초대형 IB가 필요하다는 건데, 증권업계가 정작 하고자 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활성화가 아니라 단지 은행 업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사건이 불거진 상황에서 윤 원장이 취임하자 향후 증권사의 초대형 IB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인가에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혁신기업을 뒷받침하는 것은 모험자본이다. 안정성이 최우선인 서민금융 쪽에서 모험자본을 공급하길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금투업계의 모험자본 공급의 역할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모험자본이 시장에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기업이 성장하길 바란다면 자본시장에 대해 한쪽에 치우친 시각보다는 균형적인 시각을, 규제보다는 더 큰 자유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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