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떠오르는 網사용료 분쟁 中] ‘無賃乘車’ IT공룡들 “불똥 튈라” 鎭火 나서
입력 2018-01-11 10:33
한국 정부 “유지” 밝혔지만 網사업자 ‘트래픽 제한’ 가능성…장기적으론 추가 비용 내야할 수도

미국이 망(網) 중립성 정책을 폐지하면서 국내에도 불똥이 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인터넷 요금 인상 같은 극단적 영향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내 인터넷 산업에 직·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폐지 정책에 대해 페이스북과 알파벳(구글 모회사)이 회원사로 참여하는 미국 인터넷협회(IA)가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을 되돌리기 위한 각종 행정소송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IA는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이 소비자와 스타트업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한다”면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을 보존하려는 미국인 다수의 의지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에선 망 중립성 폐지로 인해 정보 격차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망 중립성은 인터넷이 공공재라는 전제 아래 인터넷으로 전송되는 모든 트래픽을 내용에 상관없이 사용자에게 차별을 금지하는 정책이다. 망 중립성에 찬성하는 측은 망 중립성이 폐지되면 인터넷 서비스를 많이 쓴 사람이나 더 빠르게 이용하려는 사람에게 더 많은 요금이 청구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망 중립성 원칙이 사라지면 통신사들은 인터넷 속도 등 기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는 대가로 영세 기업과 개인에게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통신사들로서는 폭발하는 데이터를 감당하려면 네트워크 투자가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투자비용 부담의 대가를 콘텐츠나 플랫폼 기업들이 추가로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부담이 커진 사업자는 자연스레 시장에서 사라진다. 데이터 사용(트래픽)이 많은 사업자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거나 아예 중단될 수 있다.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통신사업자에게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용이 증가할 수 있고 정보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논리 아래 인터넷 사용료가 큰 폭으로 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 미국은 인터넷망 독과점이 심해 정부 차원에서 강한 규제를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우리 정부는 미국과 상관없이 망 중립성을 유지한다는 노선을 정했다. 여기에 국내는 통신사의 인터넷 요금제 인가를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인터넷 망사업자가 임의로 가격을 조율할 수 없는 구조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발 망 중립성 폐지가 국내 인터넷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지금처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지 못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예측되고 있다. 한국인터넷협회 관계자는 “인터넷 사용 요금만 지불하면 유튜브 같은 콘텐츠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지만, 망 사업자가 인터넷서비스 업체의 과도한 트래픽을 이유로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최근 네이버가 공개한 지난해 망 사용료는 734억 원이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는 연간 100억 원 규모의 망 사용료를 지급하며,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도 약 150억 원의 망 사용료를 냈다. 반면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 해외 기업들은 국내에서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무임승차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압박했다. 그러자 페이스북은 케빈 마틴 부사장을 급파해 “망 사용료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망 중립성 폐지가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 시장에서 현재와 다른 인터넷 활용 방식이나 과금 방식이 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