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연준·ECB발 新통화전쟁 서막 여나

입력 2017-08-22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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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ECB, 긴축 속도 맞추지 못하면 통화전쟁 유발할 수도…미국은 트럼프 재정적 부양책 기대 퇴색·ECB는 유로화 강세 우려”

오는 24~26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 주에서 열리는 ‘잭슨홀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른바 ‘잭슨홀 미팅’에는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총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데,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 모드에 접어든 가운데 새 통화전쟁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인 CN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연준과 ECB가 그들의 정책을 서로 조화롭게 맞추지 못한다면 통화전쟁 발발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알제브리스 인베스트먼츠의 알베르토 갤로 거시 투자전략 부문 대표는 “ECB와 연준이 그동안의 경기부양책으로 팽창됐던 자산 규모를 축소해 통화정책 정상화를 이루는 과정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들이 긴축 속도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면 통화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지난 수주간 목격했던 현상은 하나의 사례”라며 “연준이 좀 더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이고 나서 미국 달러화당 유로화 가치는 급속히 상승해 1.18달러 선을 넘었다. 결과적으로 이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수출과 인플레이션 회복 노력에 악영향을 미치게 돼 ECB가 긴축에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CB가 지난주 공개한 7월 정례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유로화의 잠재적 강세를 우려하면서 양적완화 축소 등에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미국과 유로존에서 나타났던 긍정적인 경제지표에 연준과 ECB는 그동안의 경기부양 기조에서 긴축 모드로 전환을 서서히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각국 정부와 투자자, 그리고 글로벌 경제 모두 저금리 환경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자산 축소가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통화전쟁은 한 국가가 무역이익을 보고자 의도적으로 상대국 통화에 대해 자국통화를 평가절하할 때 일어난다. 그러나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등 갑자기 더욱 ‘비둘기파’적인 자세로 돌아서면 달러화 가치가 하락해 통화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특히 ECB는 유럽 경제 호전에 월 600억 유로(약 81조 원)에 달하는 자산매입 축소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유로화와 달러화의 통화전쟁 불안을 더욱 키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적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퇴색하면서 연준이 이런 통화전쟁을 막을 여지를 줄이고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감세와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지만 최근 워싱턴 정가의 혼란으로 트럼프의 정책 추진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상태다. 이에 연준의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다소 후퇴했다. 연준이 최근 발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놓고 이견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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