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아시아] 오토바이 업계, 인도 제조업 부흥 이끈다

입력 2017-04-19 07:51수정 2017-04-19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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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오토바이 시장, 1600만 대로 세계 최대 규모…작년 수출도 250만 대 달해

▲▲인도 TVS모터의 ‘아파치’ 오토바이. 출처 TVS 페이스북

인도에서는 오토바이 업계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야망을 실현하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인도를 말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거리를 가득 메운 싸구려 대중교통수단인 삼륜 오토바이 ‘오토릭샤’다. 그러나 이런 싸구려 오토바이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 오토바이 업체들은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면서 제조업 부흥을 이끌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전했다.

영국 워릭대학 산하 WMG(Warwick Manufacturing Group)는 인도 첸나이 소재 오토바이 업체 TVS모터의 제품과 부품 설계를 맡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 출신 엔지니어로 WMG의 TVS 전담팀 연구원인 마크 윌리엄스는 “TVS는 세계 일류가 되려는 진정한 열망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TVS는 제품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인도 3위 오토바이 업체로 부상했으며 회사 주가는 지난 2013년 말 이후 무려 1500% 폭등했다. 인도 정부가 제조업 기지로의 도약을 꿈꾸는 이 시점에서 TVS 등 오토바이 업체들은 고무적인 사례다.

지난달 마감한 2016 회계연도(인도 정부 기준)에 인도에서 팔린 오토바이와 스쿠터는 1600만 대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에 달했다. 이는 승용차 시장의 6배에 가까운 수준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 수출은 250만 대로, 5년 전의 150만 대에서 급증했다.

TVS의 오토릭샤는 인도는 물론 이집트 카이로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거리를 누비고 있다. TVS는 콜롬비아 보고타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르기까지 세계 곳곳에 쇼룸도 세웠다. 베누 스리니바산 TVS 회장은 “현재 해외시장은 우리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며 “3년 안에 이 비중을 35~40%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자동차와 오토바이 명가인 BMW도 TVS에 해외시장용 모델 생산을 맡겼다.

일본의 혼다와 야마하도 인도 현지 공장에서 해외시장용 오토바이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후지타 히로키 야마하 인도법인 대표는 지난달 “우리는 올해 인도에서 100만 대를 판매하고 22만 대 이상을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마하 인도법인은 지난해 16만2000대를 수출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업체들이 브랜드와 제품 혁신 부문에서 인도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이허자동차의 싯다르타 랄 회장은 “인도 오타바이 업체가 해외시장으로 더욱 진출을 확대하면서 브랜드 파워도 커지고 있다”며 “국가 브랜드 구축에는 시간이 다소 걸린다. 한국과 대만도 한때는 표준 이하 브랜드 이미지였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제품이 인도제라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이허자동차는 유서깊은 오토바이 업체인 로얄엔필드인디아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랄 회장은 “인도 직장인의 초임이 오르면서 젊은층이 더욱 소비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얄엔필드는 인기 모델인 클래식350 판매가가 13만 루피(약 230만 원)로, 경쟁사 모델 대비 배 이상 비싸지만 인도 젊은층의 왕성한 소비욕에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로얄엔필드는 지난달에 6만113대의 오토바이를 판매했다. 2009년에는 한 해 전체 판매량이 5만2000대 미만이었다.

에델바이스증권의 치라그 샤 애널리스트는 “문화적 변화가 오토바이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대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의무가 약해지면서 젊은 직장인이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게 됐다”며 “또 더 많은 여성이 일자리를 가지면서 여성 운전자에게 인기 있는 스쿠터 판매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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