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988건의 유상증자 통해 부실 비상장사 계열사 지원…올들어만 178건 7조8100억

대기업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비상장 계열사를 돕기 위해 지난 5년간 36조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투데이가 지난 2010년 1월 1일부터 2014년 10월 8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상증자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기업들의 유상증자 건수는 총 98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 금액은 35조9200억원을 넘었다. 특히 올 들어 10월 현재 유상증자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이미 1조원 이상 늘어난 상태다.
이는 비상장 계열사들의 손실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자본잠식 등으로 사실상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해 재무구조와 유동성을 개선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들어 유상증자를 결정한 118개 기업의 재무상황을 분석한 결과 67곳이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들의 유상증자 건수는 2010년 143건에서 2011년 205건, 2012년 245건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13년 217건으로 줄어들었다가 올 10월 8일 현재 178건을 기록하고 있다.
유상증자 금액도 2012년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5조1300억원, 2011년 5조500억원에 불과했던 유상증자는 2012년 11조6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13년 6조8600억원으로 다소 진정됐지만 올해는 10월 8일 기준 7조81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유상증자 금액보다 1조원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송도랜드마크시티는 10월 중 착공을 앞두고 자금 마련에 나서면서 유상증자를 활발하게 실시했다. 송도랜드마크는 지난 8월부터 2달 동안에만 총 10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 사업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여했으며 규모는 총 277억8000만원이다.
올 들어 공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유치도 주목된다. 올 초 한국도로공사는 1조3416억76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최근 5년 새 가장 큰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도 각각 1조1060억원, 1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