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가 약 10% 더 떨어지면서 달러ㆍ엔 환율이 120엔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고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무역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일 국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커지는 것이 엔 가치에 부담될 것이란 지적이다.
노무라의 이케다 유노스케 환율 전략 책임자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 속에 일본의 무역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투기자금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120엔까지 가는데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무라는 지난 4분기 동안 엔·달러 환율을 가장 정확하게 예측했으며 지난 26개월간 이어진 일본의 무역 적자가 엔 약세를 더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의하면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24일 같은 만기의 일본 국채보다 52bp(1bp=0.01%) 높아 스프레드가 2011년 4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미·일 국채 스프레드와 엔·달러 환율 간 60일 연계치도 지난 1일 0.61로 상승해 지난 4월 7일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연계치가 지난 6월에는 0.16까지 주저앉았다. 이 수치는 1에 가까울수록 밀접하게 연계돼 움직인다는 의미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도쿄 소재 아이다 다쿠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일 국채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벌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12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소속인 야마토 고조도 블룸버그에 연준과 일본은행의 통화 정책 기조가 계속 엇갈리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엔·달러 환율) 110∼120엔 관측이 별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엔·달러 환율은 8일 오후 도쿄에서 108.10엔을 기록했다. 이날 한때 110.09엔으로 치솟아 엔화 가치가 2008년 8월 25일 이후 최저를 보였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달러에 대해 18%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2.6%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