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일 제2롯데월드 저층부 조기개장을 조건부 승인했다. 롯데그룹이 송파구에 제2롯데월드 설계안을 제출한 1995년 이후 근 20년만이다. 롯데가 잠실 부지를 사들이며 제2롯데월드 건립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1987년부터 계산하면 27년만에 문을 열게 된 것.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숙원사업이기도 한 제2롯데월드는 당초 402m, 100층 높이로 설계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제2롯데월드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으로 뜨고 내리는 전투기 조종사들의 시야를 방해한다며 제동을 걸었고, 사업은 번번이 보류됐다.
롯데는 서울시에 협조를 요청했고, 2008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정안전부에 조정위원회 상정을 요청했다. 당시 김은기 공군참모총장이 돌연 경질되는 등 긴 논쟁을 거쳐 2009년 조정위는 본회의 최종 승인을 내줬다.
롯데는 활주로 변경 공사, 대대 이전 공사를 공군에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받아냈고 2010년 11월 123층 높이 제2롯데월드 건축허가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공사 과정에서도 제2롯데월드 수난은 계속됐다. 지난해 공사 현장에서 거푸집장비가 무너져 사망사고가 발생했고, 올해도 옥상 배관설비 폭발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롯데는 지난 6월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했지만 공사 과정 사고에다 석촌호수 수위 급감 논란, 주변지역 싱크홀 현상 등이 겹치면서 여론이 악화됐다. 서울시는 일단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제2롯데월드 초고층타워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점검했다. 점검을 마친 서울시와 자문단은 “안전 이상 없다”는 평가를 내렸고, 뒤이은 보고서에서도 석촌동 지하차도 동공 현상이 제2롯데월드와 무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지난달 6일부터 16일까지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프리오픈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15일 현장 점검을 마친 시민점검단은 타워동 공사가 조기개장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이달 2일 123층 타워동, 에비뉴엘동, 캐쥬얼동, 엔터테인먼트동 중 타워동을 제외한 저층부 조기개장을 조건부 승인했다. 단 시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그동안 점검해온 대책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롯데그룹은 이달 안에 제2롯데월드 저층부를 오픈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월드몰 오픈 시점과 관련해서는 개별 점포별로 물품 및 자재를 입고하고,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는 등 최대한 빨리 준비하겠다”며 “교통 대책과 석촌호수 주변 환경 등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공사가 최종 완공될 때까지 최우선 과제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