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쌀 관세화 졸속 추진해명에서도 무능 드러내"

입력 2014-10-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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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남 의원, '산업부 WTO 해명' 재비판...윤 장관 비준동의 답변 해명 요구

국회가 제기한 쌀 시장 개방 졸속 추진 논란에 대한 정부해명이 되려 절차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1일 김제남 의원실(정의당,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 따르면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국회 현안보고 질의를 통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법제처의 조약심사도 받지 않는 등 쌀 관세화를 졸속으로 추진한다는 문제 제기했다. 이에 같은날 산업부는 “법제처 심사요청의 대상은 WTO 인증을 받은 ‘조약안’이므로 ‘법제처 심사 없이’ 추진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 근거로 “우리나라가 WTO에 제출하는 쌀 양허표 수정안은 아직 국가 간에 합의된 ‘조약’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제안에 해당하므로 법제처 심사 대상인 ‘조약안’이 아니며, 양허표 수정안에 대한 WTO 회원국들의 검증을 거쳐 WTO 인증을 받은 ‘조약안’을 대상으로 법제처 심사를 요청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WTO 통보’는 ‘제안’이기 때문에 ‘WTO 인증’을 받은 후에 법제처 심사를 받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제남 의원은 “이미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쌀 관세화 현안보고에서 윤상직 장관에게 그런 식의 해석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이미 지적하였음에도, 아직도 이해를 못하는 것이 어처구니 없다”고 지적했다.

법제처 조약안 심사는 법제업무운영규정 제21조 제3항에 따라 ‘조약안의 내용이 확정되기 전”에 받아야 한다. 그러나 ‘WTO 인증’을 받으면 조약안이 확정되어 버리기 때문에 반드시 그 전에 법제처 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김제남 의원의 지적이다.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부가 주장하는 바와는 달리 ‘쌀 양허표 수정안’은 우리나라의 ‘제안’이 아니다. 조약은 타결, 체결, 비준, 발효 등의 절차를 밟는데 WTO 통보 행위는 ’타결’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WTO에 통보한 후 이해관계국이 3개월의 검증기간 동안에 이의 제기를 하지 않으면, 관련국이 자동적으로 ‘서명’하는 효과가 발생하여 쌀 양허표 수정안은 ‘체결’되고 양허표(조약안)는 확정되게 된다.

정부가 WTO에 ‘쌀 양허표 수정안’을 통보하는 행위는 이미 합의한 내용을 조약문(양허표)으로 만들어 전달하는 행위이며, 관련국이 검증하는 행위는 기합의한 대로 양허표가 제대로 만들어 졌는지 확인하는 ‘법문 검토 절차’와 유사하다. 따라서 관련국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범위는 관세율 계산이 잘 되었는지 혹은 관련 조약에 위배되지 않는지 등을 검증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WTO 통보 전에 조약심사를 받지 않은 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는 지적이다. WTO에 통보해 버리면, 대통령조차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이전 단계에서 법제처 심사는 물론이고 국무회의까지 심의를 받는 것이 대통령의 조약체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도 가장 바람직하다.

WTO 통보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쌀 양허표 수정안에 ‘서명’을 한 후에 다른 국가수반에게 ‘서명’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로서 설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적 상식도 ‘쌀 관세화’와 같은 국가적 결정은 당연히 대통령께서 주재하는 회의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김제남 의원은 “이번 논란으로 통상을 담당하는 관료가 조약 절차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고, “무능한 통상관료가 쌀시장개방을 추진하기 때문에 국민과 농민이 신뢰할 수 없고 불안한 것이 논란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김제남 의원은 쌀 시장 개방 추진 과정에서 여러 불법이 발견되고 있다며 대통령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쌀시장 개방을 재가했는지 밝히고 WTO 통지 행위는 한국이 특정한 조치(action)를 취한 후 3개월 이내에 WTO에 통지하는 행위인 만큼 그 특정한 조치가 대외경제장관회의 의결 또는 국무회의 보고 등 어떠한 조치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통상절차법을 어기고 국회 보고에서 쌀 관세화의 기대효과 및 경제적 타당성 등을 누락하는 등 법정요건을 갖추지 않고 ‘요식 보고’를 한 경위와 책임도 밝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김 의원은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국회보고에서 쌀 관세화를 국회에서 당연히 비준동의 받겠다고 5차례 답변하였는데도, 산업부 담당국장은 ‘장관께서 실수로 잘못 답변했다’고 발언한 점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김의원은 WTO 통지서에는 쌀 관세화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명기했고 실재로 시행한다고 한 만큼 WTO에 책임지지 못할 통지를 보낸 경위와 책임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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