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 6000만 인시 등 기록 경신중… 경쟁 없이 신뢰 하나로 수주 ‘척척’
건설사들은 어느 때보다 무사고에 집중하고 지역 특색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 등으로 신뢰 쌓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발주처들은 입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우리나라 건설사들에 공사를 맡기는 등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안전경영이 신뢰 쌓기의 기본 = 최근 해외건설 현장에서 오랜만에 색다른 낭보가 전해졌다. SK건설이 해외 플랜트 현장에서 무재해 대기록을 연달아 달성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SK건설은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한 와싯(Wasit) 가스플랜트 프로젝트에서 무재해 6000만 인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무재해 6000만 인시는 1000명의 직원이 매일 10시간씩 무려 6000일(16년 7개월) 동안 사고 없이 공사를 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사막의 모래바람과 60도가 넘는 중동의 열악한 작업 환경에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15개국 근로자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안전관리 역량이 없다면 달성하기 불가능한 기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대로라면 2015년 3월 와싯 프로젝트의 준공 시에는 무재해 8500만 인시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SK건설은 지난 2008년 쿠웨이트 원유집하시설 현대화 공사에서 한국 건설업체 최고인 무재해 4100만 인시를 기록했고 지난 6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공장(RRE) 프로젝트를 준공하면서 6500만 무재해 인시라는 대기록을 세움으로써 한국 건설업계 무재해 신기록을 다시 쓰기도 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 역시 안전경영으로 신뢰쌓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U.A.E 합샨-5 U&O 공사 현장이 발주처인 아부다비 국영 가스공사(Gasco)로부터 무재해 3500만 시간 달성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이는 현대건설이 진행한 글로벌 프로젝트 가운데 최장 무재해 달성 시간이다. 이에 앞선 2013년 9월에는 사우디 마덴 알루미나 제련소 현장이 무재해 2000만 시간을 달성했으며 2013년 6월에는 카타르 왕궁 경호·집무동 현장이 무재해 2500만 시간을 달성한 바 있다.
이런 기록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8월에는 카타르 하마드 메디컬 병원 현장이 발주처인 카타르 공공사업청(ASHGHAL)으로부터 무재해 3000만 시간 달성 인증서를 받았고 6월 U.A.E 보로지 3 동력 및 간접시설 현장이 발주처인 보로지(Borouge)에서 주관한 2014년 안전 캠페인(Safety Campaign)에서 무재해 3400만 시간 달성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현지 맞춤형 봉사활동에 발주처도 함박웃음 = 최근 건설사들은 해외건설 시장에서 신뢰를 쌓기 위해 봉사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예전의 일방적인 전달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현지 사정에 맞는 활동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GS건설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 컴퓨터 10대를 갖춘 컴퓨터실을 기증하고 앞으로도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앞으로도 방글라데시 학생들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학교시설 수리 및 시설 제공, 학생들의 교복 및 학용품 등 다양한 교육시설과 물품 기부를 매년 2회씩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아프리카, 동남아, CIS(독립국가연합) 등 신흥국에 적극 진출하면서 생활기반시설이 부족한 현장 인근 주민들을 위한 지역 밀착형 사회공헌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외에도 투르크메니스탄 욜로텐에서 장애아동시설 지원, 사랑의 바자회 등을 추진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인근 고아원 지원, 베트남 태풍 피해 이재민 지원사업 등 진출 국가 곳곳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포스코건설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우림재단과 함께 미얀마 청소년을 위해 학교 2곳에 낙후된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최신 컴퓨터와 오디오 시설을 갖춘 멀티미디어실을 제공했다.
이와 함께 교육활동으로 현지 청소년들을 위해 K-POP, 합창, 미술, 댄스, 컴퓨터, 태권도, 한국 전통문화 체험 등 문화학교를 열었다. 또 1500권의 도서를 학교에 지원하고, 독후감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국내 건설사들의 노력에 해외 발주처들도 서서히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1년 11월 필리핀에서 20억 달러 규모의 정유 플랜트 공사인 페트론 리파이너리 마스터 플랜 2단계(Petron Refinery Master Plan Phase 2·이하 RMP-2) 프로젝트에 대한 착공 지시서(NTP : Notice To Proceed)를 접수했다.
이 프로젝트는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발주처 신뢰만으로 수주한 공사라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대림산업으로서도 책임감이 무거운 프로젝트로 기억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 주최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서 쿠웨이트 국영정유회사(KNPC)의 모하마드 가지 알무타이리 KNPC 사장은 “그동안의 한국기업들이 워낙 잘 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잘 할 것으로 믿고 최대한 지원토록 노력하겠다”면서 “한국기업들은 과거 성공 사례와 참여 실적이 좋아 앞으로도 협력 강화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