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익 석달새 31% 하락… 산업재 9%·경기소비재 6% 줄어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사 165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 합산액은 지난 23일 현재 30조881억원으로 한 달 전 전망치(31조6364억원)보다 4.89% 감소했다. 3개월 전 전망치인 34조6249억원과 비교하면 13.1%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 역시 1개월 전보다 5.96%, 3개월 전보다는 13.55% 하락했다.
165개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영업이익 변동률을 기록한 기업은 에쓰오일이다. 에쓰오일의 현재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486억원으로 한 달 전(824억원)에 비해 40.96% 하락했다. 3개월 전(1680억원)보다는 무려 71.03% 내렸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9월 평균 유가가 지난 6월 대비 배럴당 10달러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재고자산 효과를 포함한 원재료 결제지연(래깅) 효과가 2000억원 가량 반영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3분기 정유 부문 영업손실은 2232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실적 전망의 가파른 하향을 이끈 것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2129억원으로 한 달 전(7조4494억)에 비해 16.60% 하락했다. 3개월 전(9조197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31.12% 급락했다.
특히 최근 삼성증권이 ‘4조원대’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일부 증권사들은 ‘3조원대’ 전망까지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LIG투자증권(3조9290억원), 대신증권(3조9470억원), 동양증권(3조9500억원) 등이 3조원대 후반을 제시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수출주의 약세가 두드러졌으나 금융, 유틸리티 등 일부 내수주는 이익이 늘 것으로 예상되며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업종별 영업이익 전망치를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35.40%), IT(-23.88%), 산업재(-9.64%), 경기소비재(-6.64%), 소재(-4.27%) 업종의 전망치가 줄어들었다.
반면, 의료(3.04%), 필수소비재(1.55%), 금융(0.87%) 등과 같은 내수주는 차별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한 달 전과 비교할 경우, 통신서비스(3.76%)와 금융(0.46%)의 전망치도 상승했다. 통신서비스의 최근 실적 전망치 상승은 정부의 단통법 개정 영향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관련 제·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보조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정했다. 이는 통신업계에 큰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현행 27만원에 비해 다소 증가했지만, 제조사 판매 장려금이 포함된 상한선이며 위반 시 처벌이 강화됐기 때문.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의 평균 보조금은 20만~50만원으로 추정된다”며 “과거에 비해 통신사 보조금이 일부 늘어날 수도 있지만 줄어들 확률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조금 규모가 줄어듦에 따라 통신사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단통법 시행으로 마케팅비가 5% 감소하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7.4%, 9.8%, 14.2% 증가하며, 순이익도 각각 6.7%, 15.9%, 20.8% 늘어날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 신한금융투자는 KB금융의 3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2분기보다 10.7% 증가한 4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룹 순이자마진도 0.01%포인트 개선된 2.49%로 추정돼,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로 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타행들과 비교된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을 3500억원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 이익을 올린다면, 연간 순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전망이다.
KDB대우증권은 신한금융에 대해 순이자이익 증가세 등으로 인해 3분기 5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거액의 법인세가 환급됐던 탓에 3분기에 당기순이익의 폭은 줄어들겠지만, 자산건정성 안정화로 여전히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란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증권 업종이 정부의 적극적 경기 부양책으로 반등 모멘텀이 강화되는 등 향후 내수주의 이익 증가가 수출주 실적 부진의 상당 부분을 상쇄시켜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