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만에 전격 사퇴..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반응
강찬수 KTB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한 지 1년만에 돌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권성문 KTB금융그룹 회장이 종합금융그룹이라는 야심찬 목표 하에 직접 영입한 사례여서 업계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 대표는 이 달 초 사의를 표명했고 이에 KTB금융그룹이 후임자를 물색중이다. 현재 후보자를 압축해 머지 않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강 대표는 헤저펀드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의 선택을 받아 유명세를 치룬 스타 CEO다. 당시 KTB투자증권은 강 대표를 영입하면서 KTB금융그룹 경영 총괄 부회장 직과 자사주 166만1040주 가운데 30만주를 지급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로 화제를 모았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대표를 관둔 후 7년 만에 증권사 대표로 컴백한 강 대표는 스타일이 워낙 강한 CEO로 알려져 있고, 취임 직후 권성문 회장과 마찰을 빚어 온 것으로 안다”며 “무엇보다 구원투수로 여겨진 강 대표 취임 직후 회사도 적자로 돌아섰고, 맥쿼리자산운용 채권파킹 사건에도 연루되는 등 여러 경영악화에 대한 부담이 작용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강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KTB투자증권은 100여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한 후, 1분기 흑자 전환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2분기 다시 적자로 돌아서면서 강 대표의 경영 스타일에 대해 그룹의 압박이 거세졌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올 상반기 KTB투자증권의 영업손실은 17억8311만원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억5894만원에 비해 악화됐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24억3713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3억8065만원과 비교해 5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에 반해 스타일이 강해 호락호락하지 않은 강 대표가 몸 값도 높다는 점이 권 회장에게는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올해 상반기(1월~6월) 보수로 9억3500만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급여 3억7508만원에 업무추진비 6000만원, '사이닝보너스' 약 5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사이닝 보너스는 역량있는 우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유인책 중 하나로 1회성 보너스다. 강 대표의 지난해 보수총액은 13억4100만원이었다.
이에 대해 KTB투자증권 측은 "권 회장과 강 부회장은 업계에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온 사이로 관계는 좋다"며 "강 대표님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용퇴하시기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조지 소로스의 남자’로 불리는 강 대표는 1961년생으로 하버드대 경제학사 및 와튼 경영대학원 MBA 출신이다.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CEO로 발탁될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38세였다.
2007년 7월 서울증권을 유진그룹으로 넘긴 뒤 사임한 강 대표는 지난해 9월 7년만에 증권업계에 화려하게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