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26일 국회 본회의 개최를 앞두고 상호 신경전을 펼치며 파행을 빚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는 10여분간 깜짝 회동을 가졌지만 감정싸움에 가까운 설전 끝에 얼굴만 붉힌 채 결렬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오전 회의에서 “여야 대표간 만남을 회피하는 여당 대표가 어딨느냐. 막바지 고비에서 꼭 필요한데도 (만남을) 살살 피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을 두고 “언제 피했다는 거냐. 거짓말 하면 안 된다.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간담회 도중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가 있는 대표실로 예고없이 방문해 본회의 연기 등에 대한 재요청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문 위원장의 발언을 정식으로 문제 삼으며 “뉴스 보니까 문희상 비대위원장께서 내가 살살 피하느니, 도망다니는 얘기하시는데 말이 안 된다. 내가 도망칠 이유가 뭐가 있나”고 호소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저희는 야단맞으러 온거 아니다. 문희상 위원장님 여야 원내대표 만나기로 했는데 이완구 원내대표께서 안 오시려고 해서 그렇게 보이셨나 보다”고 반박했다.
또 이 원내대표가 “나는 지금까지 예우해드리려고 했다. 오늘도 우리가 10시반에 만나자고 했다가 오후로 미룬 게 뭐가 잘못됐는가”고 말하자 박 원내대표는 “지나치신 논리이다. 대한민국이 국회와 야당이 새누리당 것처럼 말씀하신다. 새누리당에서 우리당 의총 날짜까지 정하느냐”고 받아쳤다.
결국 10여분의 짧은 회동은 팽팽한 설전 끝에 소득없이 마무리 됐다. 현재 새누리당은 12월 2일 예산안의 처리를 위해서는 이날 단독 본회의 개최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유족과 협의를 거쳐 의사일정에 참여할 것이라며 이날 본회의를 미뤄달라고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당을 설득하고 있다. 정 의장은 최대한 여야 협의를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