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IPO 기대로 소프트뱅크 주가 지난주부터 16% 급등…손정의 재산 166억 달러로 늘어
알리바바그룹홀딩 기업공개(IPO)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회사의 억만장자지수에서 손 회장의 재산이 166억 달러(약 17조1740억원)에 달해 야나이 타다시(162억 달러) 패스트리테일링 회장을 제치고 일본 1위 부자 자리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IPO에 대한 기대가 손 회장의 재산을 불과 일주일 만에 큰 폭으로 늘렸다. 소프트뱅크 주가가 지난주부터 16% 급등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약 34%를 보유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IPO 규모가 25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깰 것으로 예상된다. “IPO가 임박한 알리바바는 손 회장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며 “중국 스마트폰 사용 인구가 늘고 있어 일부 업체의 매출이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시가총액이 1680억 달러(공모가 상단인 주당 68달러 기준)에 이르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지분 가치가 578억 달러에 이르게 된다.
손 회장이 지난 2000년 신생기업이었던 알리바바에 2000만 달러라는 과감한 베팅을 한 것이 현재의 대박으로 이어졌다. 당시 제리 양 야후 설립자의 소개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을 만난 손 회장은 회사와 중국시장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6분 만에 통큰 투자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마 회장을 격려하기도 했다.
사실 손 회장에게 올해는 특히 어려운 해였다. 소프트뱅크 주식은 지난주에 뛰었지만 여전히 올 들어 5.9% 하락한 상태다.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가 4위 T-모바일 인수에 실패한 데 따른 실망감에 지난달 회사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인수 포기 이후 수주 만에 회사채를 새로 발행해 손 회장이 다시 새로운 인수ㆍ합병(M&A) 대상을 찾고 있음을 시사했다.
회사는 이번 IPO에서 알리바바 지분을 팔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1999~2002년 최대 37%까지 보유했던 야후 지분을 점진적으로 대부분 팔아치운 것처럼 알리바바 지분도 매각해 소프트뱅크 빚을 갚거나 다른 벤처기업에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손 회장을 잘 아는 지인들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들 소식통은 “손 회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프트뱅크의 품에서 실리콘밸리와 견줄 만한 첨단기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며 “그의 원대한 비전을 고려할 때 알리바바는 놓치기에 너무 가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