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국내증시 상장]유동성 풍부 증자 여력 높아… 英·필리핀 기업 등 노크

입력 2014-09-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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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국적·업종 다변화

국내 증권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해외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1년 중국 고섬사태로 야기된 해외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은 2011년 이후 뜸했다. 외국사는 2009~10년엔 총 11개가 상장했으나 2011~13년에는 단 3곳만이 상장했다.

그러나 최근 해외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누그러진 동시에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과 높은 증자 여력 등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외국 기업의 상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기업 국내 증시 노크 활발 = 국내 증시 입성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기업은 여전히 중국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국 기업 두 곳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중국 만화영화 캐릭터 상품 제조업체 ‘헝성(恒盛)그룹’이 이달 코스닥시장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헝성그룹은 아동용 완구 제조와 애니메이션 제작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업체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공식 마스코트 생산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국의 ‘하이촨(海川)약업’ 역시 코스닥시장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촨약업은 중국 현지 마트와 약국 등에서 유아?임산부용 화장품 ‘티 베이비(Tea Baby)’를 판매하고 있다.

헝성그룹과 하이촨약업은 각각 신한금융투자와 우리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현재 거래소가 예상하는 시점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면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작업에 돌입한 중국 기업도 있다. 제분업체 펑위, 인공운모업체 크리스탈홀딩스, 자동차부품업체 로스웰전기, 제약사 퉁런탕, 암 진단 키트업체 트리플엑스, 합성인공운모업체 차이나크리스탈, 제분업체 산동봉우면분 등이 최근 국내 증권사 IB와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증시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상장 기업 국적, 업종 다변화 = 한국 증시에 입성하는 해외기업의 국적도 다변화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기업들의 국내 증시 상장이 이뤄졌지만 이제는 중국을 넘어 다양한 국가들의 기업이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 상장을 본격 추진 중인 외국기업 10개 가운데 중국 외에도 영국, 호주, 필리핀, 스위스 등의 국적을 가진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필리핀의 필리핀BXT와 영국의 콘텐트미디어는 연내 코스닥시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각각 이달 말과 연말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해외기업의 국적은 중국, 미국, 일본, 라오스 등 4개국이다.

상장 준비 중인 해외기업의 업종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 상장한 해외기업의 업종은 어업 등 1차산업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보통신(IT), 바이오 등 첨단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유아용품과 패션, 화장품, 자동차부품, 호텔, 모바일 게임 등의 업종을 영위하는 해외기업들도 국내 증시에 도전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관심 갖는 해외기업, 왜? =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들은 시장의 신뢰를 잃어 국내 증시에 상장을 해도 자금을 모을 수 없는 상황에 처했었다.

중국 고섬 사태는 지난 2011년 1월 중국 기업 고섬이 국내 증시에 상장했으나 회계부정 논란으로 3개월 만에 거래정지되며 투자자들에게 2000억원대 손실을 입힌 사건이다. 이후로 투자자들은 외국 상장사들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로 인해 외국 상장사들은 상장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외국 기업들은 국내 증시 상장을 머뭇거렸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시선이 다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외국기업의 상장 요건 강화, 상장 주관사의 책임 강화, 외국기업 감사인 제한 등의 제도가 개선되며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다.

또한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과 상대적으로 낮은 상장 유지 비용, 높은 증자 여력 등도 해외기업이 국내 증시에 입성하려는 이유로 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과거 고섬 사태 이후로 외국기업은 상장해도 가치가 평가절하되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 입성을 꺼렸다”며 “그러나 이제는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며 국내 시장 상황을 주시하던 외국기업들이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2010년 이후 부진했던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올해부터 다시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초기에는 노하우 부족으로 일부 노이즈가 있었으나 이후 관련 제도가 상당 수준 보완, 정비됐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국내 증시에 입성하는 외국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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