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원화 강세 vs 엔화·유로화 약세
원·달러 환율이 다시 1010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105엔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원화와 달리 약세 기조를 확대해 가고 있다.
26일 서울 외한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3.4원 내린 101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0일(1013.7원) 이후 최저치다. 환율은 이날 1.2원 하락한 1019.0원에 출발한 후 장중 내림폭을 확대했다.
이는 월말을 맞아 나온 수출업체 네고 물량 때문이다. 또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1000억원가량을 순매수한 것도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내달 둘째주 추석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원화를 더 확보하려고 한 것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달러가 강세를 띠는 가운데 각국의 통화정책 전망에 따라 각국의 통화 가치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앞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잭슨홀미팅에서 한 연설이 기존의 비둘기파(금융완화)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중립적인 것으로 해석되면서 미 달러화는 강세를 띠고 있다.
원화의 경우에는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적인 인하를 할 가능성이 미미하자 오히려 미 달러화 대비 강세를 띠고 있다.
이와 달리 엔화는 일본 경기의 부진으로 인한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세다. 유로화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양적완화 시사 발언에 따라 절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4시 08분 2.14원 내린 979.2원을 기록, 지난 2008년 8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 강세 추세 속에 원화보다 엔화의 약세가 더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원·엔 환율은 조만간 1차 지지선인 950원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