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 내정…경찰대 1기 제치고 2기 출신이 내정된 이유는?

입력 2014-08-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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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명 경찰청장 내정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경찰청장으로 내정됐다. 경찰대 2기 출신인 강 내정자는 사상 첫 경찰대 출신 경찰청장으로 임명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신임 경찰청장에 내정됐다. 전날 사의를 표명한 이성한 경찰청장의 후임이다. 강신명 내정자는 경찰대 2기 출신으로 사상 첫 경찰대 출신 청장 내정자가 됐다. 경찰대 1기 출신을 모두 추월한 셈이다. 2기 출신이 청장 내정자가 된 진짜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안전행정부는 6일 경찰위원회 소집을 요청하고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로 강신명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추천했다.

경찰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강신명 내정자에 대한 질의와 답변 등 면접 절차를 거쳐 과반 찬성으로 내정자 신분을 확정한다.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이변이 없다면 강신명 내정자가 경찰청장이 된다.

강신명 경찰청장 내정자는 올해 51세. 대구 청구고를 졸업한 뒤 경찰대학 출신 첫 경북지방경찰청장과 청와대 사회안전비서관을 지냈다. 내정 전까지 서울지방경찰청장이었다.

언급한 대로 강신명 내정자는 경찰대 2기 출신이다. 1981년 경찰 개혁을 주창하며 개교한 경찰대의 두 번째 졸업생 가운데 하나다.

경찰대가 경찰청장을 배출하는데 의외로 많은 시간이 걸렸다. 초기에는 간부후보생들이 경찰 주요요직을 장악한 탓에 30년 가까이 걸린 셈이다. 시간이 걸렸을 뿐, 향후 경찰 주요 요직에는 경찰대 출신의 장악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이견이 없다.

앞서 경찰대 1기 출신들은 경찰 주요 요직에서 활약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경찰대 출신이라는 후광을 등에 엎고 있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차기 경찰청장 0순위는 이들 경찰대 1기 가운데 하나였다.

일각에서 이성한 경찰청장의 사의표명 직후 경찰대 1기 출신이 차기 내정자가 되고 사상 첫 경찰대 출신 청장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틀렸다.

새 청장 내정자는 경찰대 출신이 맞았지만 1기가 아닌 2기 출신 강신명 전 서울청장이었다.

경찰 내부에 일부 혼란도 예상된다. 동시에 1기 출신이 경찰청장에서 제외된 이유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이어진다.

먼저 혼란은 기수 추월이다. 당장에 경찰청 차장이 강 내정자보다 선배인 경찰대 1기 출신이다. 바로 이인선 경찰청 차장이다.

경찰청 인사과장과 경찰수사연수원 원장, 경찰청 경무국장, 인천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쳐 경찰청 차장직에 올랐다.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그를 따르는 부하직원이 많고 정치색이 드러나지 않아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초에 청장으로 물망이 올랐지만 1기수 후배에게 자리를 내줬다.

경찰 내부 승진에서는 언제나 경찰대 출신이 물망에 올랐다. 이 가운데 경찰대 1기는 언제나 '사상 최초의 경찰대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들고 다녔다. 그만큼 경찰대 출신의 승진은 이슈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경찰대 1기 출신을 극도로 꺼려한다. 물론 검찰 입장에서도 이들은 '눈엣가시'다. 경찰대 1기 출신 전체가 이같은 성향을 지닌 것이 아니다. 다만 첫 경찰대 출신이라는 공통분모 위에 경찰대 1기들의 응집력이 어느 기수보다 강하다는게 경찰 안팎의 분석이다.

이제껏 경찰 개혁을 외치며 내부에서 승승장구했던 경찰대 1기 출신들은 정치권과 검찰에 향해 경찰의 위상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대 1기'라는 의무감도 서려있었다. 이는 곧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통했다.

검찰 고위직 인사가 연루됐던 별장 성접대 의혹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초 별장 성접대 스캔들 조사에 착수했던게 경찰청 범죄정보과다. 초기 수사의 핵심인물에 경찰대 1기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사건을 터트려 검찰을 압박했던 것도, 현정부 최초의 검찰총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김학의 법무부 차관을 끌어내린 것도, 검찰을 향해 경찰 수사권의 독립성을 가장 강하게 주장한 것도 경찰대 1기들이다. 이들은 별장 성접대 의혹 이후 이른바 '검사 잡는 경찰'로 통하기도 했다.

결국 검찰의 목을 죄는데 성공했지만 역으로 다시 검찰로부터 더 큰 압박을 받기 시작한 계기도 됐다.

경찰대 1기는 사상 최초라는 타이틀을 연달아 바꿔가며 경찰 내부에서 승승장구했지만 결국 경찰청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2기 출신이 사상 첫 경찰청장에 내정되면서 앞으로 1기 가운데 경찰청장이 나오지 못할 수 도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1기는 최초의 경찰대 출신 간부라는 사명감 덕에 경찰내부에서도 승승장구했다"고 말하면서도 "오히려 이런 사명감이 결국 검찰은 물론 정치권과 갈등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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