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주주총회서 크라이슬러 합병 승인 전망…뉴욕증시 상장 계획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PCA) 최고경영자(CEO)가 회사의 글로벌화에 회사 사활을 걸었다. 피아트는 이탈리아 자동차산업의 자부심이었으나 최근 유럽 시장 판매 부진에 이어 글로벌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15년 만에 이탈리아 품을 떠나게 세계 무대로 발돋움 하겠다는 것이다.
피아트의 대주주인 아그넬리 가문을 비롯해 회사 주요주주들은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총회를 열고 미국 자동차업체 크라이슬러와 합병을 최종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주주총회의에서 크라이슬러 인수를 최종 승인한다면 ‘이탈리아 대표 기업’ 피아트 시대의 종지부를 찍고 글로벌 기업으로 새출발하게 된다.
회사의 움직임은 벌써 국제화에 성큼 다가섰다는 평가다. 합병 이후 새로 출범할 PCA의 법적 소재지는 네덜란드로 하고 실질적인 본사는 영국에 두며 증시 상장은 미국 뉴욕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의 수장인 마르치오네는 이탈리아계 캐나다인이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미시건대학 로스경영대학원의 에릭 고든 교수는 “마르치오네 CEO가 이탈리아를 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르치오네 자신과 회사를 글로벌 무대 중심에 세우려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것이며 이탈리아로서는 조금은 슬픈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PCA의 범지구적 회사 구조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던 피아트로서는 상당한 변화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마르치오네는 “크라이슬러라는 미국 대표 기업 인수해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토요타 등 쟁쟁한 글로벌기업들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빈센조 롱고 IG그룹 투자전략가는 “마르치오네는 오는 10월 미국에서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만큼 월가의 집중조명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등 주변 시장보다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향후 5년안에 550억 유로를 투입해 자동차 판매를 2018년까지 현 수준보다 61% 끌어올려 700만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는 폭스바겐의 올해 판매 목표인 1000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