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임된 최수현 금감원장, 향후 행보에 힘 실린다

입력 2014-07-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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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발휘 사고 수습 평가… 사고방지·수익제고 집중할 듯

▲최수현 금융감독위원장.
“야무지게 하라.”

최수현 금감원장이 취임 초기 입버릇처럼 내 뱉은 말이다. 최 원장의 일 욕심을 대변한 말로 임기 중반을 달리고 있는 현재,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숨가쁜 일정을 표현하고 있다.

각종 금융사고로 교체설이 돌던 최 원장의 임기가 지난 25일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유임됐다. 이에 하반기 본격적으로 추진될 금융권 규제개혁과 금융업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대기업 구조조정 등 부실 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과 지난해부터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에 대한 금융사 내부통제 강화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013년 3월 취임한 최 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아직 1년 반도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동양사태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KT ENS 협력업체 사기대출 등 각종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감독당국 수장 책임론과 함께 교체설에 휘말렸다. 최근에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과 금융권 징계 역풍과 맞물리면서 이번 차관급 인사에서 그의 거취가 가장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최 원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금융사고 사태를 무난히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KT ENS 협력업체들이 허위매출채권을 통해 1조8000억원을 불법대출 받은 사건은 최 원장이 도입한 ‘상시감시시스템’ 덕분에 자칫 묻힐 뻔한 초대형 금융사고를 밝혀 냈다.

여기에 최 원장의 금융사고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해 말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한 제재를 내릴 것임을 금융권에 수차례 예고한 바 있다. 지난 4월 주요 은행장들을 소집해 “금융사고를 낸 경영진에는 관용이 없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도 던졌다.

각종 금융사고로 신뢰를 저버린 KB금융에 대한 중징계 방침을 내놓은 것도 최 원장의 이 같은 원칙과 무관치 않다. 중징계를 벗어나기 위한 금융권의 로비와 법적 근거가 잘못됐다며 감사원의 돌발 개입이 있었지만 그는 법과 원칙론을 앞세우며 뜻을 굽이지 않았다.

이에 앞으로 진행될 금융사고 수습과 제재에 있어 최 원장의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최 원장이 유임된 것은 금융사고에 대한 사태수습과 금융규제 개혁 등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임기 중반을 달리고 있는 최 원장 역시 금융사고 방지 위한 내부통제와 수익 제고에 초점을 맞춘 정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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