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까다롭고 좁아진 은행 취업문

입력 2014-07-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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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채 줄어 취업 경쟁 치열…인문학 소양·자기PR 등 차별화 전형 구직자 부담

은행 신규 채용 규모가 크게 줄면서 취업 경쟁이 어느 때 보다 치열하다. 특히 은행들은 차별화된 전형을 도입하고 있어 구직자들의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로 하반기 시중은행 취업문이 예년에 비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지 않은 하나은행과 IBK기업은행은 하반기 공채에서 각각 100명과 200여명 안팎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각각 200여명과 400여명을 뽑았던 것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대졸 공채로 180명을 뽑았지만 올해는 채용 규모를 줄일 예정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는 한편 우수인재를 뽑기 위한 다양한 채용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이른바‘스펙초월’전형을 통해 옥석을 가리겠다는 것이다. 인문학적 소양이나 자기 PR을 요구하는 등 방식도 다양하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공채에서 ‘당신을 보여주세요!’라는 자기PR 전형을 도입했다. 지원자들은 4분 동안 면접관들에게 자신을 홍보하고 이중 우수 평가자들은 서류전형 우대 혜택을 받았다. KB국민은행은 1차 면접에서 인문학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진행하는 이른바‘통섭형 인재채용’을 실시했다.

신한은행의 공채는 자소서(자기소개서)의 분량이 방대해 구직자들에게‘신한문예’라 불린다. 올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자소서 요구량은 7750자로 200자 원고지 약 40매에 달했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하반기에도 채용방식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이같은 트렌드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은행 취업 준비생들은 취업 준비에 어려움을 토로한다. 스펙이 평준화된데다 은행별로 까다로워진 선발과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취업 준비생의 평균 스펙이 매우 높은편이다. 취업정보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중은행 합격자 평균 학점과 토익점수는 각각 3.72와 842점이었다. 이들은 평균 2개의 자격증을 가졌으며 어학연수·인턴·봉사활동 경험 및 수상경력 등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자는 높은 스펙과 ‘튀는 것’만이 입행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조언한다. 그는“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성실성이 중요한 척도”라며“이직이 없는 은행업무의 특성상 조직과 얼마나 융화될 수 있는지, 중간에 그만두진 않겠는지 등도 평가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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