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교육재단이 837억원에 매입 … 자금난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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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한국화장품이 난항을 겪던 청계천 본사 사옥매각에 성공했다. 당초 원했던 매각금액보다 적은 금액지만 대구사옥과 함께 처분해 현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837억원 규모의 서린빌딩 사옥을 재단법인 이종환 교육재단에 매각했다. 또 57억원 규모의 대구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대구사옥을 권근형 외 1명에게 처분했다. 서린빌딩은 오는 8월 29일 잔금이 들어오며, 대구 사옥은 오는 9월 25일 잔금을 모두 수령할 예정이다. 본사 사옥과 대구 사옥 매각 금액은 각각 자산총액 대비 76.86%, 5.23% 규모로, 매각이 완료되면 한국화장품은 총 894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화장품은 사옥을 매각하기 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올 초 하나자산신탁과 사옥 매각을 진행했으나 지난 3월 첫 계약 후 5월로 한 차례 연기됐고, 7월로 연거푸 미뤄지더니 결국 매각 계약이 해지됐다. 통상 2~3개월이던 투자 자금 모집 기간이 한 달밖에 안 됐고, 매각 금액이 높다는 평가 때문에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사옥 매각 금액이 처음(890억원)보다 5.9% 낮아졌지만 한국화장품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대구 사옥도 함께 매각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금액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계약이 중간에 엎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거래 상대인 이종환 교육재단은 국내 최대 장학재단으로 기금 규모만 약 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0년 삼영화학 이종환 명예회장이 설립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옥매입은 이 명예회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명예회장과 한국화장품 창업주인 임광정 회장은 모두 이북출신이다.
한국화장품은 매각 금액이 들어오면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3월 말 기준 단기차입금은 568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527억5000만원보다 41억원이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적자 행진 중이며, 올해 1분기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만 1분기 매출액이 18%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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