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유정용 강관이 미국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반덤핑 제소를 당했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에 쓰이는 강관으로 북미 내 셰일가스 붐과 석유 및 천연가스 시추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다.
25일 코트라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캐나다의 강관 제조업체인 테나리스 캐나다와 에브라즈 노스아메리카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덤핑 판매로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다며 캐나다 관세청(CBSA)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다. 해당품목은 오일 가스용 드릴강관과 철강 튜브 및 파이프다.
두 회사는 우리나라 외에도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터키, 우크라이나, 베트남 등의 총 9개 국가의 유정용 강관제품에 대해 반덤핑 제소했다.
이번 한국산 유정용 강관 제소는 이달 7일 캐나다 관세청이 중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지 불과 13일 만에 일어났다. 캐나다는 지난 2010년 3월 중국산 유정용 강관에 최대 166.9%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으며, 5년 만기를 앞두고 관세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재심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가 글로벌 철강산업 침체가 지속되자 자국업체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나라 철강업계를 반덤핑 제소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은 북미 제조업체 대비 10~15% 저렴하며 높은 수익성을 제공하는 품목”이라며 “유정용 강관 제소가 자국산업 보호를 넘어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업체별로 9.89~15.75%에 이르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 하이스코 15.75%, 넥스틸 9.89%, 대우인터내셔널, 세아제강 등의 기업에는 관세 12.82%가 부과됐다. 우리나라와 함께 피소된 인도 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8개국도 최고 118.32%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 대부분의 약 98% 물량이 북미로 수출되며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품목”이라며 “앞으로 북미 유정용 강관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나 반덤핑 관세율이 부과될 경우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