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메신저 대체할 ‘배블’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월가 은행권을 장악하고 있는 블룸버그 메신저를 대체할 장치를 개발하는 노력에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배블(babble)’이라고 불리는 자체 메신저 수단을 개발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월가의 대형은행들과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설립한 금융정보회사 블룸버그LP와의 팽팽한 신경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간 월가의 대형은행들은 블룸버그LP 단말기 서비스에 크게 의존했다. 블룸버그 단말기는 방대한 금융 뉴스와 데이터은 물론 블룸버그의 내부 메신저 서비스인 ‘인스턴트 블룸버그’를 제공하고 있다. 이 메신저는 월가의 은행과 증권거래인들이 연금펀드나 헤지펀드, 자산운영사 등의 고객들과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러나 연간 2만 달러(약 2000만원)가 넘는 단말기 이용료 때문에 월가 은행들 사이에서는 비용절감 압박을 받았다. 또 개인정보 등의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받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블룸버그통신 기자들이 은행가들의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 불법으로 개인 블룸버그 단말기에 담긴 메시지나 데이터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블룸버그와 월가 간의 갈등이 고조됐다.
이후 블룸버그가 관련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에 나섰으며 골드만삭스와 블룸버그LP는 관계회복을 시도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가 블룸버그 메신저 대체 수단을 개발하는 노력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사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배블에 관련 답변을 거부했다.
지난해 블룸버그 기자들의 단말기 데이터 이용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던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한 다른 은행들도 ‘배블’ 개발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JP모건 측도 이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그동안 다른 경쟁 은행들도 메신저 서비스 분야에서의 블룸버그 지배 체제를 깨려고 노력해왔지만 성과는 미미했으며 ‘배블’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