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외국 은행 100% 출자 허용…내년 아세안 경제공동체 출범 앞두고 금융자유화 준비 일환
동남아시아 각국이 최근 금융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외국 은행이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
필리핀은 최근 외국 은행의 현지 법인 설립 등에 100% 출자를 인정하는 법안을 마련했다고 23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조만간 필리핀중앙은행이 관련 지침을 제정하면 법이 시행된다.
필리핀은 그동안 자국 은행 보호를 위해 외국 은행의 지점 개설을 규제하고 출자를 60% 이내로 제한했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려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필리핀에 지점이 있는 일본 은행은 미즈호은행과 미쓰비시도쿄UFJ 등 두 곳에 불과하다. 규제 완화로 미쓰이스미토모 은행 지점 개설이 가능하게 됐으며 다른 나라 은행들도 필리핀 진출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베트남도 은행에 대한 외국의 출자 상한선을 종전 30%에 49%로 끌어올리는 것을 검토해 연내 결정할 예정이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은 지난 4월 외국 기업 투자를 받아들이기로 해 현재 서구 금융기관들과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일본 은행들은 현재 베트남 주요 은행들에 15~20% 출자하고 있다. 출자 비율이 완화하면 이들 은행이 베트남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는 올 여름 외국 은행들에 영업을 허가할 방침이다. 자국에 주재원 사무소를 둔 은행을 중심으로 약 10곳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내년 아세안 경제공동체가 출범하는 데 따른 금융자유화에 대비하고자 이들 나라가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외국 은행들이 진출하면 경쟁을 장려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일본 정부도 현지에 진출한 자국 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동남아 금융개혁을 지원하고 있다. 베트남 증권당국은 심사기준과 시장감독 등의 노하우를 익히고자 일본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등도 직원 장기파견 등의 방법으로 일본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