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마다 산정 기준 달라 이용 기업 혼란 야기… 은행聯, 신용등급 산정방식 통일화 체계 개편
은행들이 각기 다른 기준으로 중소기업 대출금리(평균값)를 산정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은행연합회는 중소기업 대출금리 공시의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획일화하는 등 대대적으로 관련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2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번달 하나은행의 6등급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8.16%다. 그런데 7~10등급 대출금리는 이에 절반도 안되는 4.05%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6등급(6.57%)이 7~10등급(6.06%) 보다 더 높고 기업, 대구, 전북, 한국씨티은행도 금리역전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하나, 전북은행은 지난달 7~10등급 금리가 1등급보다 더 낮은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었다.‘신용등급이 낮아 질수록 금리가 높아진다’는 상식에서 벗어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7~10등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기업이 몇몇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며“은행들이 원금 회수를 위해 금리를 대폭 낮추면서 7~10등급 평균 금리도 자연스럽게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들 은행들을 제외한 국민, 농협, 산업, 신한, 외환은행 등은 정상적으로 신용등급별로 위험 가중치가 적용되고 있다. 신용등급이 낮을 수록 금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들은 평균 대출금리 산정에 워크아웃 기업을 포함하지 않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신용대출은 ‘일반 운전자금’명목으로 돈을 빌려준 것”이라며“기업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명목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에 등급별 평균금리를 낼때 해당 그룹에서 제외시킨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제각각 금리 산정에 이용자들 혼란이 커지자 은행연합회는 중소기업 대출금리 신뢰도 회복을 위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신용등급을 손질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용등급 체계는 그대로 두되 연합회에 공시하는 신용등급은 산정 방식을 획일화하도록 할 계획”이라며“은행별 의견 수렴을 거쳐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