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일본 전자업체 도시바로부터 1조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상승마감했다.
22일 SK하이닉스는 전날대비 0.99% 오른 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도시바로부터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결국 1% 가까이 오르며 장을 마감 한 것.
전날 SK하이닉스는 도시바가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기술정보를 파기하고 이를 이용해 만든 낸드(NAND) 플래시 제품 등을 제조,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라며 도쿄 지방법원에 1조1112억원(1091억5100만엔)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소송이 SK하이닉스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시바가 제기한 기술침해 시기인 2008년은 SK하이닉스가 낸드 개발을 위해 인텔 자회사인 뉴모닉스와 협력하던 시기였다는 점에서 타사 기술이 주도적으로 적용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접수된 소장의 내용은 이미 지난 3월 소송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부분 예상된 내용"이라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도 "재판 결과를 현 상황에서 가능하긴 어렵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보더라도 3000억원 가량의 피해 금액이 산정된다"며 "SK하이닉스의 펀더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미미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송 결과를 예단하기 보다는 우호적인 업황에 주목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기대치 수준의 견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인 데다 기대 이상의 PC 수요와 3분기 IT기기 성수기 효과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유지되고 있고 애플향 공급 물량 증가에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홍성호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아직까지 소송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며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하면 오히려 매수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