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 가도에서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특히 워런 의원이 출마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주위의 출마 권유와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두 번째 회고록 ‘힘든 선택들’(Hard Choices)을 펴낸 뒤 인터뷰 등을 통해 홍보에 나섰다가 강연료로 20만 달러(약 2억원) 안팎을 받아 온 사실이 드러나 미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그의 딸 첼시도 고액의 강연료를 챙겨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곧 반감으로 이어졌으며 회고록의 저조한 판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워런 의원의 지지세력은 그를 대선 후보로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워런 의원의 지지자들은 지난 18일 디트로이트에서 진보단체 ‘풀뿌리국민행동’ 주최로 열린 행사에서 그가 연설자로 나서자 “출마하라, 출마하라”고 외쳤다.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워런 의원은 2012년 정계에 입문한 직후부터 민주당 내 진보 진영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날 연설에서도 대형 투자은행 등 미 월가 금융권의 탐욕스러운 행태를 날카롭게 비판했다. 워런 의원은 “대형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평범한 가족들과 미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고도 구제금융까지 받았다”며 “이제 그들은 금융위기로 파산위기에 몰렸던 2008년 때보다 더욱 배를 불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워런 의원의 이런 분명한 입장은 클린턴 전 장관과 달리 미국 내 최대 현안인 소득 불평등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면서 서민층 등에서 지지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런 의원은 출마 권유를 고사하고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