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투자 열기에 하이일드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출시 석 달 만에 설정액 6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
분리과세 혜택에 공모주 일부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매력이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 72개의 설정액 합계는 5841억원(공모형 1513억원·사모형 4328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흥국분리과세하이일드[채혼]A'로 현재 설정액이 1093억원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공모주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본래 신용도가 취약한 기업의 채권을 소화하기 위해 올해 첫 선을 보였다. 고위험·고수익의 비우량 회사채와 코넥스시장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대신 세제 혜택을 받는 구조가 핵심이다.
그러나 상반기 공모주의 수익률이 연달아 '대박'을 기록하며 우선주 10% 우선 배정 혜택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새로 상장된 8개 공모주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평균 50.2%에 달했기 대문. 특히 한국정보인증(공모가 1800원·시초가 2900원)과 인터파크INT(공모가 7700원·시초가 1만5400원) 등은 100%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예정된 삼성SDS,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과 같은 '대어'들의 상장이 예정돼 있어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또한 전기밥솥 업체 쿠쿠전자와 건축자재업체인 덕산하우징 등 알짜기업들의 기업공개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모주의 청약 경쟁률은 보통 수백대 1에 달해 개인 투자자가 직접 쥘 수 있는 주식 수량은 소량인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를 통한 간접 투자, 그중에서도 10% 우선배정 혜택이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로 투자자들이 눈길을 돌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 석 달 만에 6000억원을 끌어모았다는 것은 분명히 주목할 만하다”며 “업계 관계자들은 1조원 이상의 자금 유입도 기대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펀드 규모가 커질수록 공모주 물량 확보가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수익에 대한 기대는 조금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인 만큼 이에 대한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투기등급 채권의 연간 부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동양사태에 이어 최근 발생한 동부그룹 위기까지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예·적금 위주의 안정적 투자자들에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