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달러 기축통화 지위에 반기

입력 2014-07-07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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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P파리바 90억 달러 벌금에 반발…“국제 결제통화 재균형 필요”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이 6일(현지시간) 국제 결제통화 재균형을 촉구하며 달러 비중을 줄이자고 주장했다. 사팽 장관이 지난 4월 10일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블룸버그

프랑스가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반기를 들었다.

미셸 사팽 프랑스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국제 결제에 쓰이는 통화들의 재균형을 촉구한다”며 “BNP파리바 사례는 우리가 다양한 통화를 국제결제에 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정재계 인사들은 미국 사법당국이 자국 최대 은행인 BNP파리바에 경제제재 위반 혐의로 90억 달러(약 9조원) 가까운 벌금을 부과하자 반발하고 있다.

사팽 장관은 “유럽 내에서 비행기를 사고팔 때도 달러로 거래한다”며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국제 결제통화에 있어서 재균형은 가능하고 필요한 정책”이라며 “유로화뿐 아니라 주요 신흥시장 통화도 글로벌 교역에서 점점 더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기준 프랑스 최대 기업인 석유업체 토탈의 크리스토프 드 마제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비록 국제유가 기준 가격이 앞으로도 달러로 표시될 것이지만 굳이 석유를 달러로 거래할 필요는 없다”며 “정유사가 특정한 날의 환율을 기준으로 달러 대신 유로로 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증시 CAC40 기업의 한 CEO도 “우리 같은 기업들은 해외 거래가 많아서 달러로 거래하지만 항상 미국의 규제에 묶여 있는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사팽 장관은 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재무장관 회의에서 달러 대신 유로화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하루 5조 달러가 움직이는 외환시장에서 달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이른다. 해외 대출 및 예금에서도 달러는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여전히 외환보유고의 60% 이상을 달러 자산으로 채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많은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다각화에 나서고 있으나 아직은 달러처럼 안전하고 유동성이 풍부한 통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이런 움직임은 위안화 국제화에 나선 중국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최근 영국 런던에 이어 프랑스 파리와 룩셈부르크에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개설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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