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은 4일 ‘중국의 수출입 구조변화의 특징 및 향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2006년 이후 수출·투자 중심에서 소비 중심으로의 성장패러다임 전환 추진했음에도 수출 의존적 경제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취약한 내수기반과 수출이 성장 및 고용에 미치는 기여도를 감안할 때 앞으로도 수출의존적 성장전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우선 중국의 내수가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펜월드테이블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에서 가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한국 56%, 일본 67%, 미국 76%보다 현저히 낮다.
보고서는 또 수출 등 외부수요가 중국의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높다는 것도 언급했다. 실제로 외부수요가 중국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기여율은 1995~2000년 평균 14.5%였으나 2001~2011년 평균 34.5%(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제외)로 급등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중국의 수출입 구조가 고도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에서 우주항공, 의약, 전자부품, 정보통신 등 고기술 상품의 비중이 2000년 26.7%에서 2012년 34.8%로 큰폭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고기술(16.9→21.6%), 중저기술(27.0→24.7%)도 모두 증가했다. 반면 저기술 상품(29.4→18.8%)은 대폭 줄었다.
반면 한국 및 일본 등에서 부품 및 반제품을 수입해 이를 조립한 후 미국 및 유럽연합(EU)에 수출하는 가공무역의 비중은 2000년 48.5%에서 2013년 32.7%로 감소했다. 가공무역은 기술도입의 효과가 크지 않고 무역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아 중국 정부가 제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이 악화된 것은 가공무역을 위주로 한 우리의 수출 전략이 중국의 정책 변화에 잘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