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10원선이 장중 약 6년 만에 무너졌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12시 24분 1.85원 내린 1009.85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 선을 밑돈 것은 2008년 7월 31일 장중 저가 1008.50원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연저점을 경신하면서 저점을 낮춰왔다.
환율은 이날 1010원대 밑으로 떨어진 직후 쏠림 가능성에 대한 외환당국의 경고가 나오면서 다소 반등했지만 12시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1010원선을 밑돌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외화자금과장과 외환시장팀장 공동 명의의 자료를 통해 “외환당국은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일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기업과 역외 등 수급주체들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우선 주요국 경제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개선된데 따른 것이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6월 제조업 지수가 55.3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 금융데이터제공업체인 마르키트는 6월의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7.3으로 나와 2010년 5월 이후 가장 높다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의 제조업 PMI도 6월에 호조세를 띠었다.
외국인도 4거래일 연속 한국증시에서 1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환율을 눌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의 1010원선 지지여부는 외환당국의 개입 의지에 달려 있다고 봤다. 당국이 구두개입에 이어 실개입에도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험자산선호 심리가 강화되고 외국인들도 다시 6월 말 이후 매수세를 재개함에 따라 전일에 이어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며 “당국의 1010원선 방어의지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삼성선물의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범위는 1008~1013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