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글로벌 전략 현주소] 금융외교 막강한 중국… 해외서 답 찾은 일본

입력 2014-07-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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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은행 작년 수익 2925억달러… 日, 글로벌 PF시장 타깃 ‘먹성’ 발휘

글로벌 은행 판도가 변하고 있다. 절대강자였던 유럽계 은행이 디레버리징(부채 정리)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미국과 중국, 일본 은행이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글로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중국의 선전이 무섭다. 중국 은행들은 당국의 적극적인 외교금융 지원 아래 빠르게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기본자본(Tier1) 기준 세계 10대 은행 중 4개가 중국계다.

‘잃어버린 20년’간 적자에 허덕이던 일본 은행들도 아베노믹스를 통해 얻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외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험난한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국내 은행들이 중국·일본 은행들의 성공 비결을 참고해 진일보된 수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 위상 커지는 중국계 은행 = 지난해 기본자본 기준 세계 1, 2위 은행을 모두 중국은행들이 차지했다. 영국 금융전문지 ‘더 뱅커’(The Banker)에 따르면 중국공상은행(ICBC)의 지난해 기본자본(Tier1) 규모는 2076억 달러(한화 210조원)를 기록하고 있다. 전세계 은행 가운데 자본 규모가 유일하게 2000억 달러를 넘기고 있다. 지난해 5위에 머물던 중국건설은행(CCB, 1740억 달러)도 1년 만에 3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중국계 은행은 자산 규모뿐 아니라 수익 면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중국계 은행의 지난해 수익(세전)은 2925억 달러(약 295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글로벌 1000대 은행 수익 9200억 달러(약 930조원)의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중국계 은행들의 선전 뒤에는 당국의 든든한 지원이 한몫하고 있다.

중국은 투자 및 수출 위주에서 국내소비 및 서비스산업 육성 위주의 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그림자금융, 지방정부 부채, 과잉투자 등 고질적인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리자유화, 자본시장 개방확대, 위안화 국제화 등 금융·경제 개혁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민영은행 설립도 촉진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고 동시에 삼농(농업·농촌·농민) 대출을 늘리고 은행 리스크 관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일본계 은행, 아베노믹스 바탕 해외진출 활발 = 저성장·저금리로 수년간 몸살을 앓았던 일본 은행들도 아베노믹스를 통해 얻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안정을 되찾고 있다. 일본 은행들도 그 답을 ‘해외’서 찾고 있다.

실제 일본 은행들의 해외자산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치인 3조3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은행 총 해외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4%에 달한다. 2007년 6.3%와 비교하면 7년 만에 4%포인트나 늘어났다.

일본 은행들은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우선 그 타깃은 글로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으로 잡았다. 이들은 엔화 강세에 기대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처분하는 자산을 사들이거나 금융회사를 아예 통째로 인수했다. 전력과 수도사업 등 PF 전담팀을 만들고 외국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해외 PF 조직과 인력도 꾸준히 확충했다.

이같은 무역금융 결과 금융위기 이후 일본 은행들의 수익성은 한국의 2배를 넘어섰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은행이 해외 진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장애요인을 제거해주고 외교적 지원을 해야 한다”며 “우선 은행 임직원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전문경영인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 신흥국가에 대한 금융인프라 수출 독려, 정부의 금융외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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