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채권단, ‘화재’ 지분 막판 힘겨루기

입력 2014-07-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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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지분 담보 제공” vs 동부 “금융·비금융 별개”이견

동부그룹과 채권단이 구조조정 방향을 놓고 막판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가지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의 담보 제공이 협상 타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채권단은 김 부장이 김 회장의 장남이기 이전에 지배구조상 동부그룹의 실질적 대주주이기 때문에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동부그룹측은 금융과 비은행계열사는 별개의 문제라며 버티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이 30일 오후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는 자율협약을 신청함에 따라 벼랑 끝에 몰렸던 동부그룹 사태는 일단 한고비를 넘기고 있다. 그러나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채권단의 추가 지원 여부가 관건이지만 그룹 차원에서 추가적인 자산 매각과 함께 동부화재 지분을 포함한 대주주 일가의 사재 출연이 가장 큰 화두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김 회장은 동부화재에 대한 아들의 지분이 본인과 상관이 없다면서 채권단에 담보제공을 거부하고 있다”며 “아들 남호씨가 자수성가한 사업가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대기업 오너로서 경영실패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4.06%)은 현재 주가가 5만1000원대까지 오르면서 추가 담보 여력이 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김 회장의 동부화재 지분은 6.93%다.

위기 상황으로 치닫던 동부제철 구조 조정이 일단 한숨 돌리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신용보증기금이 위험부담을 줄일 방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자율협약 체결을 장담할 수 없다. 신보는 자율협약 동의 조건으로 채권단에 우선변제권을 요구했다. 신보를 제외한 채권단은 신보의 우선변제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일 신보가 1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 우선변제권을 고집하면 동부제철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높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 내부에서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신보의 우선변제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며“금융당국이 자율협약 추진 의지를 밝힌 만큼 공공기관인 신보가 끝까지 반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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