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월말을 맞아 1010원선을 위협했다.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1010원선을 지켜냈지만 달러 공급이 우위인 상황에서 올 3분기에는 세자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내린 1011.8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8년 7월 29일 1008.8원을 기록한 이후로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다.
환율은 이날 0.4원 내린 1013.0원에 출발한 후 45분여간 상승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다시 하락세로 전환돼 1010.8원까지 저점을 넓혔다. 이날 고점이 1013.8원임에 따라 등락폭은 3원에 그쳤다.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27일에도 2.8원 내린 1013.4원에 마감하면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월말과 반기말의 마지막 날을 맞아 수출업체 달러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당국이 이날 오전 11시 반쯤 1010원선을 앞두고 개입에 나서면서 내림폭은 소폭 축소됐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말일을 맞아 달러 대기물량을 털어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하락했다”며 “그러나 1010원선을 앞두고 당국이 미세조정에 나서면서 시장에는 당국이 1010원선이 쉽게 깨지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고 전했다.
홍 연구원은 이어 “이번주 목요일 발표될 것으로 예정된 미국의 고용지표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를 바꿀 정도로 좋게 나오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1020원대로 상승하긴 힘들 것”이라며 “이번주 환율은 1010원 대 초중반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올 3분기에 세자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큰폭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하락 압력을 꾸준히 받으며 올 3분기에 세자리수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연말 즈음에 미 연준이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내게 되면 미 달러화가 강세를 띠고 원·달러 환율은 다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이날 오후 3시 58분 1.09원 내린 100엔당 998.32원을 기록, 3거래일째 세자리수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