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 유임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낸 사의를 60일 만에 반려하고, 유임시키기로 전격 결정했다. 사의표명을 했던 총리가 유임조치되기는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27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정홍원 총리의 프로필에 특이 이력이 한 줄 추가됐다.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정홍원 총리의 사의를 반려하고 총리로서 사명감을 갖고 계속 헌신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발표했다.
윤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께 국가개조를 이루고 국민안전시스템을 만든다는 약속을 드렸다. 이를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하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노출된 여러 문제들로 인해 국정공백과 국론분열이 매우 큰 상황인데 이런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어 고심끝에 오늘 정 총리의 사의를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청와대의 정홍원 총리 유임 결정은 안대희-문창극 등 총리 후보자의 잇단 낙마 이후 현실화한 인선난에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더이상 총리 인선에 발목이 잡혀있다가는 국정공백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한 것.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역사 인식 논란으로 인한 반발 여론과 정치권 압력에 못이겨 지명 14일 만인 지난 24일 자진 사퇴했다.
다만 정홍원 총리 유임으로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적폐를 뜯어고칠 수 있는 높은 도덕성을 갖춘 인사를 총리 후보자로 찾아 국정을 정상화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은 지키지 못한 셈이 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의표명을 했다가 유임조치된 정홍원 총리는 프로필에 특이한 이력이 추가됐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정홍원 총리는 1972년 사법시험 14회에 합격한 뒤 30년간 검찰에 몸담았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1963년 진주사범학교를 거쳐 1971년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다. 공사 구분이 엄격하고 청렴한 생활로 주변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19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과 대도 조세형 탈주사건, 수서지구 택지공급 비리사건 등을 수사했다. 지난 1991년 대검 중수부 3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컴퓨터 해커를 적발하기도 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연수원장을 거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냈으며 이명박 정부 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했다. 지난 4.11 총선 때는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지난 4월27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가 오늘자로 유임을 명받았다.
다음은 정홍원 국무총리의 주요 이력이다.
△1944년 10월 9일 경남하동 출생 △성균관대 법대 △사법시험 14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대검 감찰부장 △광주지검장 △부산지검장 △법무연수원장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장 △ 제42대 국무총리 △ 국무총리 사의 △ 국무총리 사의반려ㆍ유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