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반대 시위가 대회 개막과 함께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날로 과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브라질 언론들은 개막날인 전날 상파울루 등 주요 도시에서 일어난 월드컵 반대 시위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규모는 줄었으나 무정부주의를 내세운 과격 시위단체 ‘블랙블록’(Black Bloc) 회원들이 시위 전면에 나서면서 시위가 더 과격해졌다고 평가했다. 시위대는 개막전이 열린 상파울루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11㎞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했으며 저지에 나선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현지 경찰은 이날 오전 상파울루 동부지역에서 벌어진 시위에 블랙 블록 회원 100여 명이 가담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블랙블록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시위 현장에서 공공시설물을 파괴하고 은행과 상가를 공격하는 등 폭력을 주도했다.
경찰은 블랙 블록이 상파울루 주의 대형 범죄조직인 PCC와 연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이달 초 블랙블록이 PCC와 결탁해 월드컵 반대 시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블랙블록의 한 회원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PCC와 함께 이번 월드컵을 대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브라질 정부는 현재까지 블랙블록과 PCC가 직접적으로 연계됐다는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3일 월드컵 기간 과격 시위단체와 범죄조직의 연계가능성이 작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