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노선 가격 경쟁력 승부 예고
‘다윗’ 제주항공이 ‘골리앗’ 아시아나항공이 독점해왔던 사이판 노선에 취항한다. 양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사이판 노선 취항허가를 위한 한국·미국 정부의 주요 절차를 지난주에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1일부터 운항을 개시한다.
제주항공은 보잉 737-800 기종으로 매일 1회씩 인천-사이판 노선을 운영할 계획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운임과 항공권 예매 시점 등은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제주항공이 2012년 9월 인천-괌 노선에 취항한 사례를 볼 때, 대형 항공사의 운임보다 최소 20%에서 최대 50% 가량 저렴하게 가격을 책정할 것이 유력하다.
10월부터 제주항공이 사이판 노선을 운영하게 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과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적사 중 해당 노선을 독점해왔으며 현재 주 21회 운항하고 있다.
미국 9·11테러 이후 관광경기 위축과 고유가에 따른 어려움 등을 이유로 2003년 대한항공이 사이판을, 아시아나가 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까지 두 노선은 국적항공사의 복수운항체제로 유지돼 왔다. 이후 10년 가까이 단독노선으로 유지됐던 괌 노선은 2012년 제주항공과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의 취항으로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제주항공은 아시아나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자신하고 있다. 앞서 2012년 대한항공이 독점했던 괌 노선에 취항할 당시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괌 노선이 제주항공 취항 이후 실질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자유여행객과 가족단위 여행객이 급속하게 늘어나는 등 여행패턴이 바뀌고 대중화가 실현됐다”며 “사이판 노선 역시 아시아나 독점으로 가격이 비쌌으나 제주항공이 취항하면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확대돼 괌 노선과 같은 신규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