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랩택시, 동남아 최대 택시 예약 서비스 앱으로 발돋움
“도대체 택시 시스템에 뭐가 문제인 거지?”
동남아시아에서 택시를 잡기란 ‘하늘의 별 따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힘들다. 3년 전 하버드 경영대학원(MBA) 학생이던 앤서니 탄이 이런 불만에서 세운 그랩택시가 아시아의 ‘우버(Uber)’로 부상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도로에는 수십, 수백 대의 택시가 달리고 있지만 택시를 타야하는 사람과 사람을 태워야 하는 택시를 이어줄 제대로 된 교통체계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증조부가 택시기사였고 조부가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의 닛산자동차 판매사업을 할 정도로 집안 대대로 말레이시아 교통 분야에 관련이 깊었던 탄은 자신이 모국의 교통체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서양의 모바일 택시 예약 응용프로그램(앱) ‘우버’였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우버는 이용자 주변의 차량위치를 파악하여 태워줄 수 있는 택시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앱이다. 이용자가 자기 주변에 있는 차량 위치를 파악하여 신속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앱은 현재 미국을 넘어 유럽 호주 한국까지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 우버의 기업가치는 170억 달러(약 17조2600억원)로 평가받기도 했다.
3형제 중 막내였던 탄은 아버지가 경영하는 일본차량 수입판매 업체인 탄청모터홀딩스의 후계자 자리대신 창업의 길을 택했다. 그는 2012년 ‘그랩택시(GrabTaxi)’를 만들고 우버 형태의 서비스를 자국에 도입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빠른 택시 이용에 갈증을 느낀 아시아 지역의 고객들이 그랩택시 서비스에 열광한 것이다. 현재 그랩택시는 동남아시아의 최대 택시 예약 앱으로 부상했으며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투자자로 나설정도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그랩택시는 말레이시아는 물론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40개국 130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일일 사용자는 25만명에 그치지만 회사는 앞으로 수개월 안으로 일일 사용자를 100만명, 분당 예약 수를 120건으로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탄은 당분간 증시 데뷔나 중국 인도 등으로의 사업 확장은 고려하지 않고 현재 진출한 시장에서 이용자 수를 더 늘리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