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 부정확성으로 오히려 기업에 독 된다"

입력 2014-06-0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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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연관성 없는 정보에서 규칙성 찾으려는 노력이 잘못된 결과 도출

▲사진=블룸버그

최근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각종 기업활동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빅데이터 활용이 오히려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CNBC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무 의미 없는 방대한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하고 연관지으려고 하는 시도가 기업 의사결정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영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에서 주인공 아버지 역의 로버트 드 니로는 극 중 미식축구팀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열성팬이다. 그는 TV 리모콘의 위치가 바뀐다거나, 자신의 아들이 이글스의 게임을 함께 보는지에 따라 이글스 경기의 승패가 좌우된다고 굳게 믿는다. 즉 해당 경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님에도 특정 상황과 연관지어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믿는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이를 ‘미신(superstition)’으로 취급하지만 이런 현상은 빅데이터 활용 부분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무작위로 얻어진 무의미한 데이터에 특정한 패턴이나 의미나 연관성이 있다고 믿고, 이를 기업활동에 적용하게 되면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다나 보이드 수석연구원과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케이트 크로포드 부교수는 “빅데이터만으로 세상 모든 것을 다 파악할 수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는 ‘아포페니아(apophenia)’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페포니아는 실제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나 정보에서 규칙성이나 연관성을 추출하려는 인식 작용을 뜻한다.

빅데이터의 잘못된 활용으로 기업이 부정확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면 광고집행에서부터 경영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의사결정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실제로 빅데이터를 이용한 실패 사례는 많다. 구글의 온라인 전염병 관리·예방 시스템인 ‘구글플루(Google Flu)’가 그 대표적인 예다. 상당수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기 전에 자신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구글을 통해 검색하는데, 이 데이터를 축적해 독감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 구글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구글의 호언장담과 달리 구글플루가 내놓은 예측은 빈번하게 빗나갔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독감과 관련해 수집한 빅데이터가 실제 독감 전염과 관련성이 적기 때문에 이러한 오류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콜린 스트롱 GfKNOP 사업기술 부문 이사는 “기업들이 고객관리에 있어서 갈수록 빅데이터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절대적인 방법으로 통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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