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엘니뇨 발생 가능성 최소 70%”…인플레 불안 고조

입력 2014-06-05 10:08수정 2014-06-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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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상청 “8월 발생할 가능성 높아”…식품·광산기업 등 타격 받을 듯

글로벌 경제에 엘니뇨 비상이 걸렸다.

올해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불안이 고조되고 식품과 광산기업 등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호주 기상청은 지난 3일 “올해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최소 70%에 이른다”며 “기후변화 모델 대부분이 8월에 엘니뇨가 일어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저온과 홍수, 가뭄 등을 불러 일으켜 농산물 작황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크레디트스위스(CS)와 바클레이스 등은 필리핀에 엘니뇨로 극심한 가뭄이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더욱 고조시킬 것이라며 이에 필리핀 중앙은행이 당초 예상보다 일찍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스탠더드라이프인베스트먼츠의 제러미 로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극심한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농업 상품 가격이 매우 크게 올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식품은 특히 신흥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UBS는 “엘니뇨 불안에 앞으로 3개월간 커피와 코코아 등 열대 작물 가격이 가장 먼저 오를 것”이라며 “설탕과 팜유 가격이 뒤이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기상청은 엘니뇨로 동북 지방 곡물생산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면류와 캔디, 기타 포장식품을 생산하는 식품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을 받게 된다. 아울러 이상저온 현상이 닥치면 음료업체나 빙과류 등을 판매하는 제과업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엘니뇨에 타격을 받는 것은 식품기업뿐이 아니다. 홍수가 발생하면 광산 채굴작업이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UBS는 “인프라 시설이 취약한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광산업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엘니뇨는 니켈과 구리, 아연 생산에 뚜렷한 리스크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엘니뇨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로손은 “인플레이션 환경 하에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른 나라들의 채권시장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연동채권(TIPS)이 이런 리스크로부터 부분적으로나마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용어설명 엘니뇨(El Nino)

동태평양 적도지역 해수면 온도가 평균 온도보다 6개월 이상 0.5도 높게 지속되는 상황을 뜻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폭설 등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이상저온, 겨울에는 이상고온을 불러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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